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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일 월드컵이 뜨거운 열기속에 개최된 직후인 2002년 8월20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대지를 박차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2005년 하반기부터 공군에 납품되기 시작한 T-50은 우리나라가 만든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로 세계 방산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아 2011년 인도네시아에 첫 수출을 하게 됐다.

이후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군용기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수출하는 국가로 거듭났고, 국산 항공기 개발과 양산을 주도하는 KAI는 2022년 현재 세계 전투기 10대 메이커로 성장했다.

국산 군용기 수출의 물꼬를 처음으로 튼 것은 국산 기본훈련기 KT-1이다. KT-1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군용항공기로 국내 완제기 개발사업의 효시(嚆矢)로 알려져 있다. 우리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기본훈련기로 사용 중인 KT-1은 파생형으로 무장 운용이 가능한 KA-1도 있다. KT-1의 우수성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2001년 인도네시아에 7대가 수출됐다.

이후 추가 13대를 포함, 총 20대가 인도네시아에 인도됐다. 2007년 7월에는 터키에 40대가 수출됐고, 2012년 11월에는 페루, 2016년 7월에는 아프리카의 세네갈이 KT-1 운영국 대열에 합류했다.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FA-50 경공격기는 국산 군용기 가운데 유일하게 실제 전투에 투입돼 활약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FA-50은 공군이 운용 중인 F-5 전투기의 노후화에 따른 대체 전력 확보를 위해 개발이 추진됐다. 고성능 레이더, 데이터 링크, 정밀유도무기, 최신 항전 장비 등이 탑재된 FA-50은 2013년부터 공군에 실전 배치됐다.

2014년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정부 간 계약방식으로 12대의 FA-50을 구매했다. 2017년부터 전력화가 본격화된 필리핀 공군의 FA-50은 같은 해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벌어진 마라위 전투에 투입되어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특히 테러리스트 거점을 정확하게 폭격해 필리핀 육군으로부터 '게임 체인저'라는 별칭을 얻었다. 필리핀 외에 인도네시아, 이라크, 태국도 T-50 계열 항공기를 운용 중이다. 지난해 7월 성능에 만족한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추가도입 계약을 하면서 T-50 계열 항공기의 누적 수출량은 72대로 늘어났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T-50 계열 항공기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T-50 계열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던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재구매를 한 배경에는 항공기의 성능뿐만 아니라 원활한 후속 지원에 따른 높은 가동률과 경쟁력 있는 운영유지비에 따른 고객의 신뢰와 믿음의 결과라는 평가다.

KAI는 말레이시아 경공격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FA-50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넘어 유럽 진출도 준비 중이다. KAI는 지난해 11월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 기업인 LOTN사와 FA-50 수출을 위한 산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MOU를 통해 슬로바키아의 고등훈련기 및 경공격기 획득사업에 FA-50 참여를 위한 산업협력 방안을 본격화했다.

KAI는 미국 공군·해군 전술훈련기와 고등훈련기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사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등 북미는 물론 오세아니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며 원가절감 및 판로 확대를 통해 국산 항공기 1000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FA-50의 항속거리 및 무장 강화를 위한 성능개량도 진행하고 있다. T-50에 이어 20년 만에 첫 비행을 앞둔 한국형 전투기 KF-21, 육군 기동헬기에서 상륙기동, 의무후송 등으로 진화한 수리온 헬기도 첫 수출을 위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한 경찰, 해경, 산림, 소방 헬기로의 지속적인 수리온 파생형 개발로 수출 가시화에 일조하고 있다.

아울러 KAI는 동남아, 유럽, 남미, 아프리카를 포함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단순 항공기와 시스템 수출을 넘어서 성능개량과 후속 운영 지원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 확장·다양화를 통한 고부가 가치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최된 '두바이 에어쇼 2021'에서는 정부와 KAI가 '국산항공기 수출 Team Korea 행사'를 갖고 1000대 수출 달성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KAI는 "국산 항공기의 우수한 성능과 높은 후속지원 만족도로 기존 수출국들의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으며 주변국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와 힘을 모아 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는 물론 선진국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한국항공우주산업 기고자 : 김민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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