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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최근 '함구령'이 떨어졌습니다.

22일 대통령직 인수위위원회 간사단 회의 후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유출자는 반드시 색출해 인수위에서 사퇴시키겠다. 이건 범죄 행위이고 감찰해 형사 고발 조치 하겠다"는 취지의 고강도 발언을 쏟아냈다고 합니다. 지난 18일 인수위가 시작한 뒤 4일 만입니다.

수십 명 인수위 전문·실무위원 명단이 21일 통째로 유출된 것이 '입단속'의 직접적 이유였습니다. 위원들이 공개되면 수많은 곳에서 로비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감사위원·한국은행 총재 인사 등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하는 형국에서 내부 기강을 다지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인수위 함구령은 인수위 때마다 반복된 현상입니다. 정부·대학·기업 등에서 모인 수백명 위원들을 일일이 통제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정부 인수위는 통제가 워낙 강해 기자들 사이에서 러시아의 대통령 집무실인 '크렘린'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임채정 인수위원장은 700명이나 됐던 교수 등 자문위원들에게 개별 정책 언급 자제를 요청하다 못해 '언론접촉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도 560명 자문위원들에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계 법령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보고 내용이 20여 분 만에 보도되는 것을 보고 이명박 당시 당선인이 크게 화를 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박근혜 정부 인수위는 자문위원 제도를 아예 폐지했습니다. 부처별 업무보고 내용 공개를 당시 윤창중 대변인이 거부하는 지경까지 이르자 "보안이 아니라 비밀이 제1원칙"이라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인수위는 차기 정부의 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조직입니다. 이에 따라 보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책도 국민이 없다면 아무 의미 없는 빈 구호일 뿐입니다. 윤 당선인은 최근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커피를 함께 마시는 등 언론 접촉을 위해 힘쓰는 모습입니다. 국민들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이번 인수위가 주요 정책 정보를 언론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기고자 : 최형석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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