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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아파트 밀집지역 많이 올라

지난해 전국적인 아파트값 상승 영향으로 올해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충격적인 상승률(19.05%)엔 못 미치지만, 올해도 전국 평균 17.22% 뛰었다. 2007년(22.7%)과 작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인천은 작년보다 배(倍) 이상 뛰었고, 경기도는 2년 연속 2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지만, 작년과 올해 누적 상승률이 34%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결정, 대다수 1주택자는 올해 보유세가 작년 수준으로 동결된다. 하지만 올해 공시가격 인상이 내년 이후 급격한 세 부담 가중을 가져올 '시한폭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천 29% 올라, 제주는 작년의 8배

23일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인천(29.33%)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인천 지역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는데, 공시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 지난해 인천 아파트값은 한국부동산원 집계에서 24.5% 올라 전국 1위였다. 특히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이 연결되는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 아파트값은 38% 넘게 올랐다.

경기도는 작년 아파트값 상승률(22.5%)과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23.2%)이 비슷했다. 의왕·시흥·안양·군포 등 서울과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신도시와 GTX 개발이 호재로 작용해 아파트 시세가 급등한 영향이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지난해 서울에서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고, 교통이 편리한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공시가격 상승도 눈에 띈다. 충북이 19.5% 올라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이 올랐다. 신규 분양 아파트값 강세를 보이는 제주도는 올해 14.57% 오르면서 작년(1.73%)의 8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주광역시 공시가격 상승률은 작년 4.76%에서 올해는 12.38%로 뛰었고, 강원 역시 작년 상승률의 3배가 넘는 17.2%를 기록했다. 충남(15.34%), 전북(10.58%), 경북(12.22%)은 작년엔 한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모두 10% 넘게 올랐다. 세종은 올해 공시가격이 4.57% 내려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세종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70.24%나 올라 아파트 주민들이 조세 불복 운동을 벌이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던 곳이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 변동은 "현실화율 상승보다 지역별 시세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71.5%로 작년(70.2%)보다 1.3%포인트 올랐다.

◇집값 저렴한 도봉·노원 20%대 상승

서울의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14.22%로 집계됐는데, 서민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 지역이 특히 많이 올랐다. 서울 25구(區) 중 도봉구가 20.66%로 가장 많이 올랐고, 노원구(20.17%)가 2위였다. 이어 용산구(18.98%), 동작구(16.38%), 강서구(16.32%), 중랑구(15.44%) 순이었다. 용산구를 빼면 모두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곳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행당동지점장은 "작년 무주택 실수요자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패닉 바잉'(공황 구매) 바람이 불면서 중저가 아파트 매수가 활발했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강남 3구'로 통하는 강남구(14.82%), 서초구(13.32%), 송파구(14.44%)는 서울 평균과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 전용 407㎡로 나타났다. 올해 공시가격이 168억9000만원으로 작년(163억2000만원)보다 5억7000만원 올랐다. 개별 가구의 공시가격은 24일부터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홈페이지와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볼 수 있다. 다음 달 12일까지 주택 소유자와 지자체 등의 의견을 듣고, 4월 29일 확정·공시된다.

[그래픽] 시·도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

[그래픽] 2022년 서울 25구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 기고자 : 진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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