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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장 새 시즌 맞춰 새 단장

프로야구 SSG는 최근 복귀한 김광현(34)에게 4년 총액 151억원 잭팟 계약을 안기는 등 지난 겨울 선수단 연봉에만 400억원 남짓한 돈을 썼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인천에 있는 홈 구장 SSG랜더스필드(옛 문학야구장) 라커룸도 대대적으로 수리했다. 공사 비용은 약 40억원. 중형 FA 선수 영입이 가능할 만한 돈을 라커룸에 썼다.

23일 직접 방문해봤다. 빅리거 출신 추신수(40)와 김광현이 "메이저리그급 시설"이라고 극찬했다는 것이 빈말이 아니었다. 일단 규모가 종전 208.31㎡(63평)에서 292.03㎡(88평)로 넓어졌다. 가구와 조명은 호텔 라운지를 연상시켰고 선수마다 옷장 하나에 맞먹는 개인 공간이 주어졌다. SSG 관계자는 "개인 라커 크기를 기존의 너비 1.2m에서 메이저리그 규격인 1.4m로 늘렸고, 의자도 최고급 리클라이너(안락의자)로 전부 교체했다"며 "선수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라커룸인 것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석에는 너비 2.8m짜리 대형 라커 4개가 따로 있는데, 추신수·김강민·이재원과 올 시즌 주장 한유섬이 주인이다. 선수들이 논의해서 정했다고 한다.

라커룸 옆엔 아로마 사우나도 있다. 클럽하우스 내 사우나는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도 없는 시설이다. 핀란드식 사우나 도크와 개인용 온·냉탕 시설을 갖춰 선수들이 피로를 빨리 풀도록 했다. 더그아웃 바로 뒤에는 실내 타격연습장 3개 면과 타격준비실을 만들어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기 직전까지 타격 감각을 가다듬을 수 있게 만들었다. SSG 관계자는 "이제 지명타자가 복도에서 스윙 연습을 할 일이 없어졌다"며 "원정팀 클럽하우스 라커룸과 샤워실도 대폭 수리했고 3루 쪽에도 실내 타격연습장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라커룸 업그레이드는 다른 구장에서도 이뤄졌다. LG와 두산의 집이자 올해 개장 40주년을 맞이한 잠실야구장은 원정팀 라커룸 수리에 8억원을 썼다. 지난해 추신수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를 잘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던 곳이다. 기존에 99㎡(30평)였던 공간이 223㎡(67.5평)로 2배 이상 커졌고, 식당과 붙어있던 샤워실을 클럽하우스 내부로 옮겨 선수들 동선을 편리하게 했다. 라커가 25개에서 33개로, 샤워실이 3인용에서 12인용으로 확장됐다. 식당은 18인용으로 개조됐으며 물리치료실도 새로 생겼다. 앞으론 선수들이 복도에서 장비 늘어놓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 밥 먹고, 경기 후 땀 범벅인채로 버스를 탈 일이 없어졌다. 한화도 대전 홈 구장 라커룸에 4억원을 들여 쾌적하게 꾸몄다.

지난 겨울 구단들이 앞다퉈 라커룸 개선에 신경쓴 이유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야구가 나온다는 단순한 원리를 따랐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걸맞은 실력으로 화답해줘야 야구 인프라 개선에 더욱 힘이 실린다. 2022시즌 프로야구는 열흘 뒤인 4월 2일에 개막한다. 기고자 : 인천=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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