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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공시가 두자릿수 인상, 새 정부에 '폭탄' 떠넘겨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국 아파트와 연립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했다. 2년 누적 상승률이 전국 평균 36%가 넘는다. 주택 보유세 부담이 단기간에 폭증하자 정부는 1주택자에 한해 올해 보유세 산정 때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1주택자 재산세는 작년 수준으로 동결되고, 고가 주택 보유자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소폭 늘어난다. 하지만 다주택자는 올해 오른 공시가격을 그대로 적용, 작년보다 더한 '보유세 폭탄'을 맞을 전망이다.

정부는 전국 1454만 가구의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의 올해 공시가격을 24일 공개하고, 다음 달 12일까지 소유자 의견을 접수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17.22% 올랐다. 작년(19.05%)보다 1.83%포인트 줄었지만,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22.7%)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 값이 급등한 영향이다.

증세 반발을 의식한 정부는 이날 1주택자의 보유세 감면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올해 재산세·종부세 산정 때 2021년 공시가격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종시처럼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내렸다면, 올해 공시가로 세금을 매긴다. 소득이 적은 60세 이상 1주택자는 집을 처분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뤄주는 제도를 처음 도입하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공시가 9억원 이하 1주택자에겐 재산세율 0.05%포인트 감면 혜택을 준다. 다만 고가 1주택 보유자의 경우, 재산세는 작년과 같고, 종부세 납부액은 소폭 늘어난다. 정부가 세금 계산 때 적용하는 공정 시장가액 비율을 95%에서 100%로 올렸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1주택자의 세 부담 완화를 반기면서도 "집값 안정에 실패한 정부가 '땜질 처방'으로 일시적 세금 감면안을 내놓고, 차기 정부에 골칫거리를 떠넘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내년엔 1주택자도 올해 잔뜩 오른 공시가격을 포함한 2년 치 세금 상승분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국정의 기본인 '과세 잣대'가 오락가락하는 것부터가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A3·B1면 기고자 : 진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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