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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OTT 플랫폼마다 연애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프로그램에서는 대개 일반인 출연자들을 섭외해 합숙을 하거나 데이트를 하게 한다. 그럼 연예인 패널들이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고 출연자들의 마음이 어떤 출연자를 향하고 있는지 추측하는 식이다. 일반인들의 연애를 콘텐츠 삼은 관찰 프로그램인 것이다.

물론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에게는 중요한 조건이 요구된다. 시청자와 패널로부터 탄성을 자아낼 만한 외모와 직업을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시청자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연출과 대사를 원한다. 우리는 대리 설렘을 느끼고 싶은 걸까? 왜 이런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는 걸까?

연애는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며 사랑한다는 뜻이라는데. 실제로 연애는 애틋하고 그립기만 한가? 연인들의 속사정은 저마다 복잡다단하다. 열렬하게 사랑하다가도 도무지 포용할 수 없는 상대의 결점을 발견하면 결국 이별을 고민하기에 이른다. 혹은 이렇다 할 결점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사랑이 식기도 한다. 더 슬픈 경우는, 사랑이 식었는데 관계에 미련이 남아 차마 헤어지지 못하는 경우다. 이것은 모두 나와 내 친구들이 현실에서 고민하는 문제다.

하지만 매체 속 연애는 가슴 설레도록 아름다운 장면들만 나온다. 편집되고 또 다듬어진다. 직접 연애를 하기보다 매체 속 연애에 이입하기만 하면 우리는 안전해진다. 더 이상 상대의 결점을 이유로, 상대와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가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고통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연애에 참여하지 않고 관찰하는 우리는 오직 설레는 감정만 획득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연애의 단면만을 소비하는 게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연애는 이래야 해, 예뻐야 해, 아름다워야 해, 절대적인 기준을 한껏 높이는 것 같다. 화면 속 선남선녀들에 비해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비루해 보이는가. 그렇게 심어진 연애의 로망은 과연 건강한 것일까? 예능 프로그램 자체에 오락성이 짙은 만큼 가볍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은 모두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기고자 : 고선경 2022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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