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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84년 제주도 부동산투기 로 물의를 빚었던 이정식씨(64)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21일 범인으로 구속한 문광옥피의자(53)로부터 "별거중인 이씨의 부인 오연순씨(37)와 사전모의해 범행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이날 제주도에서 오씨를 연행,수사중이다.

문 피의자는 지난달 중순 아내 손숙자씨(48)로부터 "오씨가 유산을 챙기기 위해 폭력배들에게 1억원에 남편살해를 맡기려 한다더라"는 말을 듣고 아내를 통해 이씨 살해를 도와주겠다고 제의,며칠뒤 5백만원의 착수금을 자신의 은행통장으로 송금받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문 피의자는 아내 손씨와 함께 사건 당일인 지난 14일 오후3시30분쯤 양천구 목동의 한 식당에서 오씨를 만나 "가스총을 쏘아 몸이 약한 이씨를 졸도사시키면 화장실에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처럼 꾸며 주겠다"고 모의했다는 것.

문 피의자는 이어 밤11시쯤 오씨의 승용차 뒤트렁크에 숨어 마포구 도화동의 이씨 집에 잠입,오씨만 안방으로 들어가고 자신은 비상계단에 숨어있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오씨는 이씨와 안방에서 1시간여동안 얘기를 나누다 15일 0시20분쯤 미리 준비한 가스총을 쐈으나 이씨가 기절하지 않고 마당으로 뛰쳐나가자 문 피의자를 불러 "남편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며 이씨를 살해해달라고 요구,소리지르는 이씨의 입을 막고 안방으로 끌고가 목을 졸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피의자는 숨을 몰아쉬는 이씨의 목을 계속 조를 수가 없어 곧바로 이씨 집을 뛰쳐나와 15일 오전1시20분쯤 인근 도화파출소에 "이씨와 싸우다 손을 다쳤다"고 신고한 뒤 귀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 피의자가 이같이 자백했고 오씨가 사건 직후인 15일 오전1시쯤 자신의 아파트에 도착했다고 진술했으나 아파트 경비원은 오전2시쯤 오씨가 귀가했다고 말한 점으로 미루어 문 피의자가 이씨 집을 나가자마자 오씨가 이씨를 목졸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문 피의자의 은행계좌에서 오씨로부터 돈을 받았으며,문 피의자가 가스총을 구입했다는 가게를 확인했으나,오씨와 문 피의자의 부인 손씨가 범행 관련사실을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또다른 물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씨는 "문 피의자의 처지가 어려워 단지 돕고 싶은 생각에서 5백만원을 주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