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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선 지음 | 또다른우주| 244쪽 | 1만5000원

"애들만 아니면 벌써 갈라섰지." 익숙한 레퍼토리 아닌가. 그런데 부부 싸움 한번 안 하고 아이를 키운다. 이혼할 일도 없다. 아예 싸울 배우자가 없으니까!

출판사 편집자인 저자는 독신으로 아이 둘을 입양해 10여 년째 키우고 있다. 결혼은 리스크가 큰데 헤지(hedge·위험 회피)가 쉽지 않다는 걸 보며 비혼을 결심했다. 아이도 낳고 싶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대개 비혼주의자가 보이는 사고 패턴. 그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세상에 버려진 아이를 품자.

출산과 결혼에 들일 돈과 정성을 고스란히 입양에 바쳤다. 육아는 달콤하면서도 쓰다. 워킹맘을 위해 엄마, 언니, 형부까지 팔을 걷어붙인다. 공동 육아가 시작된다. '정상 가족'보다 어쩌면 훨씬 정상적인 '비정상 가족'의 모습이 펼쳐진다.

책은 '입양기'인 동시에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기'다. 저자는 3인분의 인생 공부를 하면서 부평초처럼 어디로 떠밀려 갈지 몰랐던 자신이 마침내 정착했노라 고백한다. 기고자 : 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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