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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무적의 무기' 이틀째 발사 ＂탄약·연료 저장시설 타격＂ 발표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전에 사용한 적 없는 최신 무기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틀 연속 우크라이나에 사용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미사일로, 요격이 힘들고 파괴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무적의 무기"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0일(현지 시각) "극초음속 무기 '킨잘' 공대지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의 코스텐티니우카 인근 군 연료 저장소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앞서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남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주(州) 델라틴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지하 탄약고도 이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바노프란키우스크는 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시로, 서방의 미사일과 각종 폭탄이 이곳을 통해 보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두 번의 공격으로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는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AFP통신은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전폭기에서 발사하는 킨잘, 지상 발사대나 군함에서 쏘는 '지르콘', 대륙간탄도탄(ICBM) 등에 탑재 가능한 '아방가르드' 등 총 3종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실험용으로만 발사해 왔다. 지난 2019년 11월 북극 지역에서 킨잘 발사 시험을 한 것이 가장 최근의 일이다.

킨잘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2000㎞에 달하며, 속도는 최대 마하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최신형 요격 미사일인 패트리엇 PAC-3의 속도(마하 4~5)보다 2배가량 빠르다. 중국과 북한도 최근 미국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피해 미국 본토와 일본, 한반도 등을 공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중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경고 및 과시용으로 킨잘을 썼다고 보고 있다. 미국 CNN과 영국 BBC는 "최신 군사 무기를 자랑하는 한편으로, 서방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는 압박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8일 "러시아는 서방이 추가로 우크라이나를 무장하도록 돕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운송되는 의심스러운 화물은 러시아군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이 신형 무기를 이용해 교착 상태에 빠진 전황을 뒤집으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대당 수십억에 이르는 값비싼 극초음속 무기를 탄약고나 유류 저장소 공격에 사용했다는 것은 러시아가 앞으로 첨단 무기는 물론 소규모 전술 핵무기도 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러시아군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썼다는 추정도 나온다. 러시아는 개전 이후 지금까지 1000발 이상의 탄도·순항미사일을 소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프랑스 군사평론지 DSI는 "러시아가 주로 사용해 온 이스칸다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부족해졌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공격을 받은 지역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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