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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림픽 진행요원 체온 3초마다 원격체크… 마스크 착용은 로봇이 감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다음 달 4일 개막한다. 중국 베이징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동·하계 대회를 모두 여는 도시가 된다. 중국이 2008년 하계올림픽을 통해 대국굴기(大國崛起)를 전 세계에 알렸다면, 이번 동계올림픽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비단길을 깔 대회다. 집권 3년 차였던 2015년에 베이징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던 시 주석은 이번 대회를 치적으로 만들어 올가을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 20차 당대회에서 세 번째 연임을 천명하는 구상을 그린다. 그래서 중국은 '제로 코로나' 올림픽에 집착한다. 베이징은 작년 일본 도쿄에 이어 코로나 시대의 두 번째 올림픽인데 두 도시의 방역 분위기는 차원이 다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도 해외 입국자들을 최소 3일간 격리했고, 입국 후 보름간 셔틀버스만 타게 하고 사흘마다 침 검사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등 여러 조치를 실시했지만 빈틈은 있었다. 선수들은 몰래 선수촌 밖 대형 마트에서 술을 사 와 파티를 벌였고, 일부는 유명 관광지를 다녀오기도 했다. 도쿄 올림픽 기간 대회 관계자의 코로나 확진 판정은 400여 건 나왔다.

코로나 방역 만리장성 '폐쇄 루프'

베이징은 그야말로 철통 방역을 추구한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폐쇄 루프(Closed Loop)'라고 하는 고리형 폐쇄 시스템을 가동해 올림픽 기간 중국을 방문하는 91국 선수단과 취재진 등 5000여 명을 외부와 철저히 격리할 방침이다. 이 폐쇄 루프는 베이징(빙상)·옌칭(썰매)·장자커우(설상) 등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주요 거점 도시 세 곳에서 모두 가동된다. 이러한 폐쇄 루프에 외국인이 들어가려면 입국 전부터 까다로운 절차를 감내해야 한다. 베이징 조직위는 70페이지짜리 '플레이북'을 배포해 입국부터 출국까지 준수 사항을 세세히 열거해놨다. 백신 접종은 필수고, 비행기 탑승 72시간 전 두 차례 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와야 입국이 허가된다. 조직위는 입국 보름 전부터 앱으로 매일 체온과 확진자 접촉 여부를 기재하고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공항 보안 검사 때는 공용 바구니 사용을 피해 타인과 접촉을 최대한 줄일 것 등도 요구했다. 30일 전세기로 출국하는 한국 취재진은 16일부터 앱을 깔고 체온 입력을 시작했다.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면, 전용 차량을 타고 루프 내 숙소로 바로 들어간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루프 밖으로는 절대 못 나오고, 매일 PCR 검사를 받는다. 루프 안에는 숙소와 경기장을 비롯해 식당·체육관·기업 홍보관·산책로 등 부대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마스크는 두툼한 의료용 마스크만 써야 한다. 조직위는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수와 취재진의 이동 경로도 다르게 해놨다.

베이징 올림픽 자원봉사자 1만9000명과 청소부, 요리사, 운전사 등 대회 진행 요원 수천 명은 지난 13일 폐쇄 루프로 먼저 들어갔다. 이들은 1월 1일부터 "베이징 밖으로 움직이지 말라"는 정부 명령을 받고 자택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올림픽 폐막일(2월 20일)까지 두 달가량 루프 안에서만 지내고, 이후에도 3주간 더 격리해야 한다. 베이징 조직위는 방역에 로봇 등 IT 기기도 적극 활용한다. 가령 경기 진행 요원들은 '겨드랑이 반창고'라는 쌀알 크기 스마트 체온계를 부착한다. 이 반창고가 3초마다 체온을 재서 37.3도가 넘으면 자동으로 경찰에 신고하고, 위치 정보도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샤오바이'란 방역 로봇은 5m 이내에 있는 사람을 모두 인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마스크 미착용자를 발견하면 다가가 음성 경고를 날리고 얼굴 정보를 스캔한다. 식당에도 로봇이 도입돼 메뉴 주문부터 조리, 서빙 등 전 과정을 24시간 비대면 서비스로 제공한다.

베이징 엄습한 오미크론

베이징은 올림픽 개막 100일 전인 작년 11월부터 전시 상태를 방불케 하는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그런데도 지난달부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중국 14지역에서 나와 당국을 긴장시키더니, 지난 15일엔 베이징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처음 나와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 확진자는 지난 보름간 베이징을 벗어나거나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

중국은 코로나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도시를 봉쇄해 방역하는 '빈대 보고 초가 삼간 불태우기' 전법을 써왔다.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140㎞ 떨어진 항구도시 톈진에서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100여 명 나오자 방역 당국은 시민 1500만명을 모두 검사하고 도시를 봉쇄했다. 중국 서쪽에선 인구 1300만명의 산시성 시안이 3주 넘게 봉쇄당해 식료품이 떨어진 주민들이 휴대폰을 쌀이나 채소와 바꿔 먹는 물물교환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를 위해 무자비한 봉쇄 정책을 밀어붙인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신년사에서 "중국은 성대한 올림픽 개최를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고 오미크론까지 확산하는 악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폐쇄 루프가 중국의 방어막이 되어줄지 세계가 지켜본다.

[그래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그래픽] 동계올림픽 방역을 위해 중국이 구축한 폐쇄 루프(Closed Loop·폐쇄형 고리 시스템)

동계올림픽 내달 4일 개막… 한국, 6개 종목 선수단 110명 참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2월 4일부터 20일까지 17일간 열린다. 성 평등 가치 확산에 따라 봅슬레이 여자 모노봅, 쇼트트랙 혼성 계주 등 여자부와 남녀 혼성전 경기가 신설돼 금메달이 7개(총 109개) 늘었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장 밖 이슈에 관심이 더 쏠린다. 지난해 12월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영국·일본 등은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 지역 탄압과 홍콩에서의 인권 탄압에 반발해 자국 정부 공식 대표단을 개·폐회식에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외교적 보이콧을 하더라도 해당 국가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한다.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는 보이콧 대열에 동참하지 않았다. 북한이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작년 도쿄 하계 올림픽에 이어 베이징 동계 올림픽도 불참을 선언하면서, 한국도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

한국은 6개 종목 선수 60명, 임원 50명 등 선수단 약 110명을 베이징에 파견한다. 목표는 금메달 1~2개로 종합 15위 이내 진입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종합 7위(금 5, 은 8, 동 4)와 비교하면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내홍이 생겼고, 코로나 사태로 훈련에 차질이 생겨 전력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남녀 간판 최민정(24)과 황대헌(23),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이상호(27) 등이 메달 기대주다. 기고자 : 양지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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