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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 최강전력을 보유했다는 평가 속에 1위를 달리다가 감독 교체 홍역으로 4연패의 수렁에 빠졌던 흥국생명. 팬들은 전 감독을 데려오라고 아우성을 쳐 홈페이지까지 닫았다. 돼지머리를 놓고 고사를 지내도 효험이 없었다. 그러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선수들은 마지막 고비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고, 1위 팀을 잡으며 연패에서 벗어났다.

흥국생명이 1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프로배구 2008~2009 V리그 여자부 경기서 선두 GS칼텍스를 3대2로 물리쳤다. 주포 김연경이 혼자 37점을 올렸고, 황연주가 19점, 맹장 수술을 받았던 외국인 선수 카리나가 15점으로 뒤를 받쳤다.

승부의 분수령은 마지막 5세트. 흥국생명이 5―8로 뒤진 상황에서 황연주가 연속 4점을 올리며 경기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오른쪽에서 빠른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황연주는 후위로 나가자마자 연속 3개의 서브포인트를 뽑아내 전세를 뒤집었다. 황연주는 경기 후 "처음엔 카리나가 빠져서 진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엔 우리 스스로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며 반성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데라크루즈가 35점을 뽑아내며 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에서 범실 2개가 나오며 흥국생명에 2게임 차로 쫓기게 됐다.

남자부 경기선 1위 현대캐피탈이 5연승을 달리던 3위 대한항공을 3대0으로 완파하고 2위 삼성화재와의 승차를 2게임으로 벌리며 정규시즌 1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현대캐피탈 센터 이선규는 프로배구 처음으로 통산 블로킹 400개를 달성했다.

기고자 : 고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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