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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별세한 프란체스카 여사의 생애는 영과 욕이 점철된 것이었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프란체스카 여사는 34살때인 34년 자신보다 25살이나 많은 독립운동가인 이승만박사와 결혼한후 대한민국 초대대통령의 부인이 됐다.

그러나 그녀는 이 박사가 독재 의 길을 걸으면서 32년전 3월의 3 15부정선거후 국민의 힘에 밀려 쓸쓸한 망명길에 올라야했다. 이 박사가 망명지 하와이에서 사거한 후 70년 귀국한 여사는 세인의 관심에서 밀려나 이화장에서 칩거하듯 하며 노년을 보냈다.

여사가 이 박사를 만난 것은 스위스 제네바의 한 식당. 우연히 합석을 하게된 인연으로 사랑을 나누게 되고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이듬해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까다로운 벽안의 서양부인 경무대 안주인 등 여러별명과 별칭이 말해주듯 여사의 삶은 나이와 인습의 장벽을 뛰어넘은 결혼만큼이나 세간에 많은 화제를 뿌렸다.

48년 이 박사가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경무대로 거처를 옮겼던 여사는 채 2년이 안돼 터진 6 25전쟁으로 큰 시련을 겪는다.

임시수도 부산에 마련된 관사에 땔감이 부족해 동상에 걸리기도 했을만큼 고통을 겪은 여사가 경무대로 다시 돌아온 것은 54년.

이미 이때 이 대통령은 팔순이 넘었고 여사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기 보다는 남편에 대한 본능적 보호본능에서 이 대통령을 관리 하는데 전념하고 자연히 경무대 안주인 으로 행세하며 인의 장막 을 쳐 지탄을 받았다.

이 대통령이 하야한뒤 한달만에 함께 망명길에 오른 프란체스카 여사는 망명지 하와이에서 65년 7월18일 향수병 에 시달리던 이 박사를 먼저 보낸다.

이 대통령 서거후 5년여를 모국인 오스트리아에서 보낸 여사는 70년 당시 박정희대통령의 권유 등으로 귀국,양자 이인수씨(61) 가족과 함께 이화장에서 성경읽기와 방문객 접견 등으로 여생을 보내왔다.

이 때문인지 여사는 생전에 이따금 이 박사의 유품을 둘러보면서 "12년간의 고달픈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와 첫 거처인 돈암장 마다을 청소하던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회상하곤 했다.

쪽지어 빗은 흰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즐겨입었던 여사는 말년엔 집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화장을 싼값에 전세주어 한때 5가구가 함께 살기도 했다.

여사는 지난 88년 이 대통령과 자신의 건강법과 섭생법을 담은 대통령의 건강 이란 책을 발간했으며 지난 90년 90회 생일행사에 모습을 보인 것이 마지막 공식적인 자리가 됐다. <옥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