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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허황된 약속과 선심공세가 쏟아져 앞으로의 경제운영에 적지 않은 혼란을 야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태는 이미 선거초반부터 예상되었던 터이지만 종반에 쏟아지고 있는 정당과 후보자들의 갖가지 약속들은 과연 이들이 국정의 운영 능력은 고사하고 그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할만큼 현실성이나 책임감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이 태반이다. 의회체제의 입문과정에서부터 이처럼 책임과는 동떨어진 말과 행태가 횡행하면서 어떻게 그들이 원숙하고 책임있는 의회제도를 구현할 것인지 심히 의심스러울 뿐이다.

더구나 막판에 접어들면서 행정부까지 이같은 정치판의 무책임 경쟁에 뛰어들어 선량한 국민재산의 관리자로서의 중립성을 의심받는 일이 자주 생기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야당이 선거선심으로 지탄하고 있는 최근의 몇가지 행정조치들은 물론 독자적이고 일상적인 행정 고유의 업무집행으로 주장할수도 있다. 선거행사로 행정의 공백이 생겨서도 물론 안될 일이다. 그러나 대형 부도회사를 이례적으로 구제한다는지,통화증발을 무릅쓰고 특별금융을 긴급지원한다든지,건설과열 기미가 여전한데도 규제조치를 완화한다든지,급조된 교통대책을 발표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반드시 일상적인 행정활동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표를 의식한 행정선심의 의혹이 짙은 것들이다.

더구나 이런 선심들은 거의 예외없이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과 일반적인 행정의 공정성과 어긋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국정을 주도하는 여당의 선거공약에서도 이같은 급조된 선심성이 엿보인다. 예컨대 근로소득세의 공제한도를 인상하고 도시서민 전월세 융자금을 대폭 늘리겠다는 약속은 물론 선거때라고 못할 약속은 아니지만,그 이전에 정부 재정계획이나 세법개정 작업과 연관해서 충분히 정부측과 사전 협의해야할 사안들이다.

이런 약속들은 거의 대부분 개별적 독립적 사안들이라기 보다는 광범한 정부내 협의와 부문간 조정이 필요한 이슈라는 점에서 급조된 인상이 짙다. 이점에서는 야당측 선거공약에서도 같은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집권의 책임을 지고있는 여당-정부가 이런 문제들을 더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식의 선심과 약속이 확산되면 지방관서나 말단 행정의 난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린벨트나 각종 공원-녹지-풍치지역의 훼손이 늘어날 것이고 행정규제의 효율이 급속히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정치권이나 행정부는 보다 책임있는 자세로 복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