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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권한 분산' 개헌 카드 제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8일 "4년 중임제가 필요하다"며 "여야가 개헌에 합의할 경우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개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원칙적 차원에서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고만 밝혔는데, 임기 단축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민주당 선대위는 "개헌 이슈를 전면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책임정치를 위해 권력이 분산된 4년 중임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이 1년에 한번 톱니바퀴 바뀌듯이 엇갈리는데 이를 조정하려면 임기를 조정해야 한다"며 "지금 합의가 가능하면, 제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임기 1년을 단축하더라도 그런 방식의 개헌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일자리 대전환 6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디지털, 에너지,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임기 내 청년 고용률(지난해 12월 현재 45.1%)을 5%포인트 올리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특히 이 후보는 '사회서비스 분야에서의 100만개 일자리 창출'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발표한 공약을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힌 이 후보가 외연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원 135조원은 국비·지방비·민간자금 등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한국형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 체계'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시장 변화를 고려한 맞춤형 직업훈련, 상담을 통한 일자리 이동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장기 유급 휴가 훈련 제도 확대 시행, 노동 전환 지원금 규모 확대도 약속했다. 아울러 기획재정부의 일자리 정책 기능을 강화하고, 일자리 위원회를 '일자리 대전환 위원회'로 개편하겠다고도 했다.

정치권은 이 후보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제시한 '사회적 일자리 100만개 공약'을 수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공약을 발표하면서 "유 전 의원은 경제정책에 밝은 분인데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가 야권으로부터 '포퓰리즘'이라며 집중 공격 당했다"며 "좋은 정책이라면 여야(與野)나 진영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나아가 "이것이 통합의 정신이고 국가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도 했다. 사전에 유 전 의원과 협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했다. 이 후보가 이날 일자리 공약을 발표하면서 "일자리가 곧 경제이며 일자리가 곧 복지입니다"라고 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부터 대선 유세,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까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설 명절을 앞두고 중도·보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정책 분야에서 유연하다는 점이 이 후보의 강점"이라면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인식이 확산한다면 중도층뿐만 아니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실망한 보수 지지층까지 흡수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일자리 공약 발표 직후 서울 마포구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 기업인들과 만났다. 기업인들은 주 52시간 근로 도입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유연근로제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했고, 이 후보는 "고민을 좀 해보자"고만 했다. 기고자 :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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