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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건설업체들이 유통-레저-무역업 등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올 건설경기가 불투명해 주택사업만으로는 회사경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본업 이외의 다른 사업으로 경영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주택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주택건설물량 할당제(쿼터제)를 조기실시하는 등 건설경기 진정책을 계속 고수하자,"주택업계를 고사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신규물량 5만가구 불과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올해 배정된 민간부문 30만가구중 연립-우성대주택 10만가구와 지난해 건축규제(9 28조치)로 이월된 15만가구를 빼고나면,신규 사업물량은 5만가구에 불과하다"면서 "하반기로 가면 업계의 자금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업체들이 경영난에 대처해 새로 참여하거나 확장에 나서고 있는 사업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유통부문.

건영은 금년중 옴니백화점을 서울 상계동에 이어 신도시에도 설립,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며 한신공영도 한신코아 성남,광명,둔산 등 3개 점포를 새로 개장,유통부문의 매출목표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최근 서울 을지로6가,옛 덕수중 부지를 거액에 사들인 거평건설은 이곳에 대형백화점을 포함한 첨단유통센터를 조성하기로 결정,유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업종상 건설업과 연관이 있는 레저-휴양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들도 많다.

우방주택은 현재 대구 두류산공원에 건설중인 우방랜드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한국의 디즈니랜드 를 표방한,13만평 규모의 우방랜드 가 내년 4월 완공되면 주력업종을 주택에서 랜드사업 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청구주택은 수도권에 골프장과 스키장을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현재 후보지를 물색중이며 콘도사업에도 진출,하와이와 사이판 등 휴양지를 잇는 해외콘도 체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 진출 업체도

건영은 유통부문과 함께 무역업에도 진출,주택업계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속의 건영 을 목표로,la,뉴욕,홍콩,파리,도쿄에 이어 모스크바,북경에 해외지점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제조업 진출로 경영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우성그룹은 올해 타이어사업을 주택에 이은 제2의 주력사업 으로 선언했다. 지난해 합작선인 미쉐린과 결별한 우성은 일본 오츠사와 기술제휴,독자상표에 의한 타이어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우성은 미 클라이슬러사와 제휴,자동차를 수입 판매하고 대신에 타이어수출을 추진하는 등 자동차 관련업 진출도 구상중이다.

(주)한양은 이달부터 한양공영 창원공장에서 엘리베이터 생산에 들어갔다. 연산 1천대 규모로,일부는 자체소화하고 나머지는 판매할 예정이다.

이밖에 청구주택은 고령화사회를 겨냥한 실버산업 진출을 검토중이며,삼성종합건설은 서울종묘,마포에 이어 서소문공원과 대구 동인공원에 대규모 주차장을 건설,운영할 계획이다.

부실기업 정리돼야

업계 전문가들은 "주택업체들의 경영다각화는 장기적으로 볼때 바람직하지만 요즘같은 불황기에 새 사업을 벌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주택 2백만호 건설과정에서 기업들이 너도나도 주택건설시장에 뛰어들어 난립현상을 빚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부실업체는 정리되고 기술과 품질경쟁에서 살아남는 건설업체들에 의해 소비자중시의 주택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승인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