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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리서치사 S&P500 지수 분석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6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3.8%, 다우평균은 1.6% 올랐다.

이론적으로 금리 인상은 소비와 기업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경기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빅테크(대형 IT 기업) 등 기술 성장주가 금리 인상의 타격을 많이 받는 것이 보통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금리 인상으로 투자금 마련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금리가 오르면 시중 자금이 증시에서 채권이나 은행 예금으로 옮겨 가기 때문에 증시에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이론과 달리 현실에서는 금리가 오른 뒤 증시가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리를 올려도 될 만큼 경기가 좋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주가가 오르는 패턴이 자주 반복됐다.

과연 이번에도 동일한 패턴이 반복될까. 전문가들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고 본다.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세로 전환(피크 아웃)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이다.

◇금리 인상·주가 상승 패턴 깨지나

미국 투자 리서치사 CFRA가 1946년 이래 S&P500 지수를 분석한 결과, 금리 인상 시점부터 6개월 후 지수는 평균 1.3%, 1년 뒤에는 4.6% 올랐다. 물론 금리를 내린 뒤의 증시 상승률(6개월 뒤 5.5%, 1년 뒤 10.4%)보다는 작았지만, 금리를 인상해도 주가는 올랐던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때문에 주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를 잡으려 연준이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림으로써 증시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이다. 시장에서 '새로운 채권 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2월 7.9%를 기록한) 미국 물가 상승률이 10%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예상보다 연준이 더 공격적인 긴축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금리 인상 결정에 참여한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 수준을 1.875%로 예상했다. 예상치를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dot plot) 중앙값 기준이다. 올해 남은 6차례 금리 결정 회의에서 모두 0.25%포인트씩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작년 말 중앙값과 비교해보면 1%포인트나 예상치가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5월 중에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경기 정점 지나 주가 상승 부담

금리 인상 횟수와 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뿐 아니라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악재다. 올해 금리 인상이 경기 호황을 반영한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인플레이션은 좋은 경기가 아니라 코로나로 풀린 돈과 공급망 훼손이 만든 결과이므로 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고 과거처럼 증시가 오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작년 10월 전망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4.9%였지만, 지난 1월에는 4.4%로 0.5%포인트 낮아졌다. 이마저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IMF는 지난 10일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경기가 둔화하면서 하반기가 되면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수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 상반기에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으므로 가치주 중심의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이다. 가치주는 현재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된 주식을 말한다. 주로 금융·가스·전기 등 경기 방어 업종에 속한다.

[그래픽] 미국 기준금리 올려도 주가는 올랐다 기고자 : 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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