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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14명중 13명이 韓銀 출신

금융결제원은 많이 알려진 기관은 아니지만, 공인인증서나 금융인증서 등을 관리하는 곳이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86년 한국은행과 은행들이 출자해 만들었습니다. 원장 대우가 상당히 좋습니다.

임기가 3년인데 연봉이 4억원을 넘고, 퇴임 후에는 연봉 1억원을 받는 고문역으로 자리를 옮겨 최대 3년간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알토란 같은 자리라는 걸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죠.

김학수 현 원장 임기가 다음 달 6일까지라 차기 원장을 정해야 하는데 좀 시끄럽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달 말 퇴임 전에 후임 원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려다 늦추기로 하는 등 우여곡절도 벌어졌죠. 한은 총재가 원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5명 선임에 영향력이 커서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인데, 결국 이 총재 임기가 끝난 뒤인 다음 달에 정하기로 했습니다. 한은에서 "이 총재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금융결제원장은 그동안 한은 출신들이 대물림을 해오던 자리입니다. 설립 후 36년간 14명의 원장 가운데 금융위원회 출신인 현 원장을 제외한 13명이 한은 출신입니다. 한은 입장에서는 3년 전 금융위 출신이 자리를 차지했으니 "반드시 되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금융결제원 일부에서는 "36년이나 된 조직인데 내부 인사가 원장이 될 때도 됐다"는 말이 나오는 등 한은 출신 원장에 대한 거부감을 보입니다.

핀테크, 비대면 금융이 확산되면서 금융 공동망, 오픈 뱅킹 등을 관리하는 금융결제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장이 한은 출신이냐, 금융위 출신이냐, 내부 출신이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두 말이 필요 없습니다. 적임자냐, 아니냐죠. 기고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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