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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로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에 대해 대법원이 "재판을 다시 하라"며 2심 판결을 파기했다. 변론 기회를 받지 못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야간방실침입절도·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월 로또 판매점에서 현금 30만원을 훔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2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고 이후 A씨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아 유죄가 확정됐다.

문제는 징역형 선고를 뒤늦게 알게 된 A씨가 재판 절차를 문제 삼으며 발생했다. 공소장을 받지 못해 기소 사실도 몰랐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것도 몰랐다는 이유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의 불출석으로 재판이 두 차례 연기되자 2020년 3월 '공시송달'을 거쳐 A씨 없이 재판을 진행했다. 공시송달은 공소장 등 재판 서류가 전달되지 않을 경우 일정 기간 서류를 공개 게시한 뒤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다. 이후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할 수 있게 한 소송촉진법 특례 규정에 따라 유죄 선고가 이뤄졌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상소권 회복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고,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상고 이유에 해당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단했다. 기고자 :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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