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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요즘 평일에 한 건씩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모범적 코로나 대응으로 한국 경제 위상 제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후, 문재인 정부 경제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시리즈를 연재하는 것이죠. 17일 다섯 번째 글을 올렸는데, 앞으로도 홍 부총리는 이런 글을 열 번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홍 부총리가 올리는 글은 기획재정부가 작년 말 작성한 '문재인 정부 경제 분야 36대 성과집'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36~52시간 일한 근로자가 (1년 전보다) 80만4000명 늘었다"며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성공했다고 강조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홍 부총리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2020년 11월은 코로나 사태 첫해로 고용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때입니다. 코로나로 악화됐던 고용이 회복된 것을 홍 부총리는 고용 개선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이 주요국보다 양호하게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2020년 한국의 국가 채무 비율이 1년 만에 6.8%포인트 급등한 사실은 쏙 빼놓습니다. 그러면서도 "빠른 채무 증가 속도, 고령화 등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건전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재정 건전화 노력을 슬며시 다음 정부로 떠넘겼습니다.

댓글이 곱지 않습니다. "자영업자들 앞에서 '우리 경제정책 잘했죠'라고 한번 해 보시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물려줄 부채 1000조원 시대. 남은 기간 자숙하고 국가 빚 갚을 생각이나 하라" "주거 안정 도모했다는 부분에서 웃고 갑니다." 예전에는 경제부총리의 말이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 기재부 과장은 "부총리가 그런 걸 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처음엔 시리즈에 90건 정도 댓글이 달리더니 갈수록 댓글이 줄어듭니다. 홍 부총리는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 "우리 경제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한 분이 시리즈에 이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감정과 충성심 담은 보고서 말고 팩트 기반의 담담한 보고서가 작성되고, 그 보고서 포스팅 밑에 국민으로부터 '잘했다'는 칭찬 댓글이 달리는 그때는 언제쯤 올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기고자 : 김정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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