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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대통령과 측근들은 지난 87년 13대 대선 당시 자신들이 호감을 갖고 있거나 친근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선자금을 모집했다고 주장했다. 사공일피고인은 15일 열린 전씨 비자금 2차공판에서 『재무부장관 재직중이던 지난 87년 8월 전씨로부터 대선자금 모집지시를 받고、 전씨가 좋아하고 내가 평소에 잘알고있는 기아 롯데 진흥기업 대농등 4개업체를 선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사공씨는 『기아의 김선홍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 사심없이 열심히 기업을 확장해 전씨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또 신격호 롯데회장은 일본에서 번돈을 모국으로 가져오는 「애국자」이기 때문에、 진흥기업의 박영준회장은 전씨가 대통령이 되기전부터 연희동의 한 동네에서 이웃으로 살았다는 이유로 전씨가 호감을 갖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사공씨는 또 『대농의 박룡학회장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경제인들의 모임에서 항상 회의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잘 주도할 줄 아는 사람으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4개 업체는 각각 50억∼10억원씩 모두 1백억원을 대선자금으로 지원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당시 대통령경호실장이었던 안현태피고인은 『전씨로부터 대선자금 모금 지시를 받고 재벌기업은 리원조씨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씨가 담당했으며、 사공씨는 자신과 친한 기업을、 나는 젊은 재벌 2세들을 담당하기로 대상을 할당、 이들 기업인들과 전씨의 면담을 주선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30대 재벌 이외의 기업들로부터 대선자금을 걷은 혐의로 기소된 성용욱 전국세청장은 『87년10월 연락을 받고 안기부장실에 들어가 보니 안무혁안기부장과 리원조 은행감독원장이 마주 앉아 미리 준비된 리스트를 훑어보며 11개 기업체를 선정、 그대로 받아적은 뒤 조사국장을 시켜 돈을 받아 건네줬다』고 말했다. < 김기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