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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대 석사 3백79명 박사 2백1명,mit 석사 3백26명 박사 2백56명,미시간대 석사 4백96명 박사 1백41명,스탠퍼드대 석사 6백83명 박사 1백70명. 미국 주요 공과대학들이 90년 배출한 석사 박사 배출수이다.

같은해 서울공대는 석사 4백80명에 박사 1백17명. 석-박사 배출수로는 세계적인 대학원 중심대학에 육박한다. 70년대초부터 내건 대학원 중심대학의 간판 이 이루어낸 결과다. 90년 대학원 신입생이 7백52명. 학부신입생 7백40명을 초과했다. 엄청난 양적 팽창이다.

기술혁신의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서울공대 대학원과정. 산업현장에서 이들을 향해 토해내는 불만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연구원의 자세,연구 프로젝트 제안방법,리포트 작성법 논문 찾는 방법 등도 가르치지 않은채 학위만 주어 내보내는게 우리나라 대학원입니다. " 미국 앨라배마주 어번대 재료공학교수를 역임한 동양화학 중앙연구소 부소장 홍양기박사의 진단이다.

밀도낮은 교육이 주범 이다. 강의가 끝나면 밤일거리 를 찾아 캠퍼스를 떠나야 하는 서울공대 대학원생들. 그들을 끌어가는 것은 아르바이트다. 절반이상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고 있다는게 학생들의 이야기. 금속공학과 박사과정인 전승준씨(29)는 "실험을 하다가 저녁에 나가 과외교습을 한뒤 되돌아와 실험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의 90% 정도가 조교신분으로 등록금면제에다 지도교수로부터 월 6백~7백달러의 장학금까지 받는 미국 메릴랜드대. 그런 대학은 우리대학원생들에겐 별천지 다. 메릴랜드대뿐 아니라 미국 대부분의 대학원이 그렇다.

서울공대 대학원생은 62명이 유급조교로,1백72명이 강의조교로 실험실을 지키고 있다. 전체의 15% 가량이 공식으로 보수를 받는 셈이다. 수업료 면제에 월 5만원씩이다. 나머지는 외부연구프로젝트를 많이 가진 지도교수나 만나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 연구회사 직원 . 저녁 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지도교수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스스로를 단련하는 미국의 대학원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산학협동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독일의 아헨공대.

이 대학 기계공학과는 캠퍼스내에 필립스 등 기업체의 연구시설을 설치해놓고 학생들을 잡아둔다. 프랑스 일반대학의 dea과정은 박사과정의 연구방법과 이론을 준비하는 기간이며,1년이다. 몽페리에 대학에서 20점 만점에 8점을 얻지 못하면 탈락이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뚫기 위해 젖먹던 힘까지 다한다. 우리나라의 고3생 이상이다. 동경대 공학부생들,4학년이 되면 강의는 1과목만 듣는다. 1년 내내 실험에만 매달리다 대학원에 올라간다. 학과마다 갖추고 있는 도서관. 그곳에 창간호부터 비치된 즐비한 세계 유명 학술잡지들은 첨단기술의 호름을 알리는 나침반이다.

장비가 있고없고에 따라 연구과제가 결정되고,그 바람에 이론위주의 논문이 주류를 이룬다는 서울공대 대학원. 구시대 의 공대캠퍼스에도 오늘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자공학과 이충웅교수,공대에서 가장 많은 27명의 박사과정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다. 그 밑에 많은 학생들이 딸려있는 이유는 다른게 아니다. 상당수 학생들이 제때에 박사학위를 따지못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학교규정과는 따로 대한전자공학회에 논문 3편 이상,미국전문학술지 ieee지에 1편 이상 발표 라는 자신만의 기준을 논문심사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울공대는 아직도 느슨하다는게 엄연한 외부의 평가다. 지정학술지의 논문게재 결정후에야 박사학위를 주는게 미 일의 대학들이고,전공 이외의 일반적인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면 논문 1편을 다시 쓰게 하는게 영국의 대학들이다. 외국까지 갈 필요도 없다. 포항공대 대학원서도 지난 2월 졸업한 박사과정 7명중 1명은 해외학술지로부터 논문게재결정 통보가 오지않아 학위를 받지 못했다.

연구공간부족,교수부족,장비부족. 이건 서울공대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불평과 걱정만으로 기술혁명의 시대를 주도할 수는 없다. 하버드대는 80여년전,학문발전을 위해 모교출신을 일정비율 이상 교수로 채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대학원 중심대학을 표방했다. 그 덕택에 세계의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성장했다. 서울공대 교수들에게 그런 겨자씨만한 의지가 필요한때가 아닐까. <권문한 사회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