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권원강 교촌치킨 창업주, 가맹점·협력사 상생 기금 마련
노점상·택시기사 하다 40세 시작 ＂함께 만든 결실, 나눠야 마땅＂

교촌치킨 창업주 권원강(71)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사재 330억원을 출연해 상생 기금을 조성한다. 교촌에프앤비는 15일 "권 창업주가 가맹점, 협력 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기금 33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며 "가맹점주와 협력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권 전 회장은 1991년 3300만원으로 교촌치킨 1호점을 시작한 때의 마음을 담아 액수를 330억원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의 교촌은 전국 가맹점과 협력 업체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이니 성과의 결실도 당연히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트럭 채소 장사, 노점상, 해외 건설 현장 근로자, 개인택시 기사로 일하다가 마흔 살이던 1991년 3월 경북 구미에서 작은 통닭 가게를 열었다. 택시 면허를 팔아 번 3300만원이 종잣돈이었다. 보증금 1500만원, 월세 40만원짜리 매장을 얻고 남은 돈으로는 배달용 중고차를 한 대 샀다. 33㎡(10평) 남짓한 매장 바깥엔 '교촌통닭' 간판을 써 붙였다. 교촌(校村)은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교촌치킨이 배움터이자 커뮤니티 역할을 하던 향교와 같은 공간이 되길 바라며 지었다고 한다. 가게는 큰 인기를 끌었고, 교촌치킨은 작년 말 기준 1337개 가맹점을 둔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2020년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까지 했다.

권 전 회장은 평소 "교촌이란 이름을 달면 무조건 돈을 벌게 해줘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어렵게 돈을 마련해 치킨집을 하겠다며 찾아온 사람들인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 교촌에프앤비 매출은 5000억원을 넘었고, 점포당 평균 매출액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권 전 회장은 작년 7월 가맹점주들에게 100억원어치 회사 주식을 나눠주기도 했다. 매장 운영 기간에 따라 주식을 나눠줬는데, 당시 주가로 환산하면 가맹점당 400여 만원에서 1200여 만원 상당의 금액이었다. 당시에도 상생 기금 조성을 검토했지만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주식 증여를 택했다고 한다.

권 전 회장은 "가맹점주가 진정한 동반자로서 본사와 함께 성장하기 바라는 마음에 증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에는 재단법인 교촌장학회를 설립,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도 치킨 한 마리가 팔릴 때마다 본사가 20원씩 적립한 기금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있다.

권 전 회장은 6촌 동생의 폭행 사건으로 인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2019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3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한다. 기고자 : 성유진 기자
본문자수 : 135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