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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하원의원, 1차 후보 6명 뽑아

영국 집권 보수당이 당수(黨首) 사임을 발표한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으로 총 6명의 1차 후보자를 선발했다. 후보자는 모두 40대로, 특히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리시 수낙(42) 전 재무부 장관을 포함해 3명이 인도·아프리카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보수당 역사상 처음으로 유색인종 당대표와 총리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수당은 13일(현지 시각) "당 소속 하원 의원 358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1차 투표에서 수낙 전 장관과 페니 모돈트(49) 국제통상부 부장관, 리즈 트러스(47) 외무부 장관이 각각 88표와 67표, 50표를 얻어 1~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케미 바데노크(42) 전 평등 담당 부장관과 톰 투겐드하트(49) 하원 외교위원장, 수엘라 브레이버먼(42) 법무장관도 30표 이상을 얻어 1차 경선을 통과했다.

6명 중 절반인 3명이 이민자 가정 출신의 이른바 '유색인종'이다. 수낙 전 장관과 브레이버먼 장관은 인도계, 바데노크 전 부장관은 나이지리아계다. 존슨 총리가 당수가 된 지난 2019년 경선 때는 출사표를 낸 후보 10명 중 9명이 백인이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차기 총리 후보의 절반이 소수 인종이란 것은 놀라운 변화"라고 평했다.

이들 후보는 모두 40대이기도 하다. 누가 되든 차기 영국 총리는 40대가 예약한 셈이다. 영국 언론들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당수였던 2000년대 중반 '보수당의 얼굴을 바꾸겠다'며 젊고 다양한 배경의 정치 유망주를 대거 발굴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언론들은 "1차 경선을 1~3위로 통과한 수낙 전 장관과 모돈트 부장관, 트러스 장관 중 최종 후보 2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수낙 전 장관은 이 중 유일한 유색인종이자 남성이다. 의사 아버지와 약사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철학·정치·경제(PPE) 전공을 하고 미국 스탠퍼드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땄다. 이후 골드만삭스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직접 헤지펀드를 창업해 운영하는 등 그야말로 '엘리트'의 삶을 살았다. 2015년 총선에서 의회에 입성, 2020년 존슨 총리의 재무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올랐다.

모돈트 부장관은 군인 집안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해군 장교로 복무했고, 2019년 영국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직에 오르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자신의 이름(Penelope Mordaunt) 첫 글자를 딴 'PM'이 총리(Prime Minister)를 뜻하는 PM과 같다며 "PM for PM(페니 모돈트를 총리로)"이라는 경선 표어를 내걸었다. 트러스 장관은 수낙 전 장관의 옥스퍼드 PPE 선배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 셸에서 근무하고, 2010년 총선을 통해 하원의원이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 제재 강경론을 진두지휘하면서 "대처 전 총리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당은 14일 6명 후보를 대상으로 2차 경선 투표를 실시했다. 의원 3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통과하는 1차 때와는 달리, 2차 투표 땐 최하위 득표자가 무조건 탈락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오는 21일까지 이 과정을 반복해 최종 후보자 2명을 가려낸다. 이후 9월 5일 이전 열리는 보수당 전체 당원 투표로 차기 당수를 확정한다. 영국 보수당원은 2021년 3월 기준 약 20만명이다.

[그래픽] 보수당 1차 투표 통과한 차기 총리 후보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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