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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안보 사령탑 로마서 회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1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스위스 취리히 회동 뒤 5개월여 만이고,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18일 만이다.

회담 전날 설리번 보좌관은 CNN 방송에 출연해 중국의 러시아 지원이 "걱정거리"라며 "중국이 물질적이든 경제적이든 어떤 형태의 지원을 실제로 얼마나 제공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국가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경제제재로 입은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것을 우리가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미 중국에 알렸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의 회담 계획은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원조를 요청했다는 보도 직후 발표됐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몇 주 동안 중국에 군사 장비 및 원조를 요청해 왔다"고 미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요청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수집했는지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당국자들이 러시아가 요청한 무기의 종류는 상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하면서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작전에 사용할 수 있는 첨단 미사일과 무인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자들은 또 러시아가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에 추가적인 경제 지원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주미 중국 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에 "(러시아의 군사 장비 요청에 대해) 들어본 적이 전혀 없다"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상황을 깊이 우려하며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만난 직후 발표한 '신시대 국제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에서 중·러는 "양국 간 우호에는 한도가 없고, 양국 간 협력에는 금기가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약화시키기 위해 러시아를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작년 11월부터 왕이 중국 외교부장, 친강 주미 중국 대사를 포함한 중국 당국자들과 비공개로 만나 중국 측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말려줄 것을 부탁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한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하고 있다는 정보를 제시해도 중국 측이 이를 묵살하며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기고자 :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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