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우범성의 걸인배 조직을 꼭지 라 했고 그 꼭지의 본영이 동대문밖 지금 서울운동장 인근인 조산에 있었다. 준설한 청계천 바닥의 흙을 쌓아 일군 인공의 산이라 하여 조산인 이곳에 한양거지들이 토굴을 파고 집단거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문안인 광교-수표교-복청교 아래 다리밑 꼭지가,서소문-새남터-한남동-만리재에 문박꼭지가 지영을 이루고 상호교류를 가졌으며 우두머리인 꼭지딴 을 직접 선거하여 그 영도아래 기율이 일사불란 하였다.

전해 내려온 바로는 성종때 흉년으로 밀려 들어온 걸인배가 너무 많아 집단행동을 일으킬 것을 두려워하여 좌우포도청으로 하여금 이들을 조직 관장,특혜를 주어 생계를 잇게 해준 것이 꼭지조직의 시초라한다. 꼭지에 내린 특혜란 다음 몇가지다. 잔치나 초상같은 대사집 문전을 지키어 잡인들의 출입을 막고 음식의 반출을 못하게 하는 대가로 행하를 받는다.

둘째 내의원이나 혜민서 같은 의약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생사-두더지-지네-두꺼비-고슴도치 등의 생약재를 잡아올리는 땅꾼일을 독점했다.

셋째 왕실이나 대관을 상여나갈때 방상시 등 가면행렬을 독점하여 그 대가를 받는다.

넷째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집에 대주는 공급권을 독점하였다. 곧 꼭지와 연계하지 않고 추어탕을 끓여 팔 수 없는 것이 유구한 전통이 돼 왔었던 것이다.

한데,개화기에 이변이 벌어졌다. 광교꼭지가 미꾸라지를 대주는 추탕집들에 오랑캐미꾸리(호추)로 불리는 청나라 미꾸라지가 공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해를 가로질러 한강까지 무상 출입했던 청나라 선상인들이 중국 사람들은 잘 먹지 않는 미꾸라지를 물에 살린채 대량 들여와서 몇백년된 추어유통구조를 교란시킨 것이다.

청나라 입김이 워낙 거센 때라 포도청에서도 이 외세로부터 꼭지를 보호하지 못하자 성난 다리밑 꼭지들이 연대하여 꼭지딴을 앞세우고 포도청앞에서 일대시위를 벌였던 것이다. 거지들의 반란인 것이다. 꼭지딴을 잡아가두자 성난 꼭지들은 광교-관자교-수표교 일대에 산재해 있던 화교들집을 습격하는 사건으로까지 번졌던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자체수급이 달리지도 않은데 마냥 수입해들이는 농산-수산물이 하나 둘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밥은 캘리포니아 쌀,고기국은 호주 쇠고기,자반은 스코틀랜드 고등어,조림은 포클랜드 오징어,구이는 뉴질랜드 정갱이,묵은 중국 녹두,국은 북한 명태,후식은 에콰도르 바나나 .

개탄할 겨를도 없이 다국적 식탁이 돼가고 있다. 한데 이번에는 중국에서 미구라지까지 한달에 70t씩이나 들여오고 있다하니 이에 저항할 꼭지 파워가 없는 것이 한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