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손흥민 앞에서 해트트릭… 클럽·대표팀 통산 최다득점 신기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통산 59번째 해트트릭을 달성하면서 클럽, 대표팀 통산 807호 골을 넣었다. 외신들은 호날두가 전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13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토트넘과 벌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홈경기에서 혼자 3골을 넣으며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손흥민(30·토트넘)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채 어릴 때 우상이었던 호날두의 원맨쇼를 지켜봤다.

◇팀 내 불화설 딛고 맹활약

호날두는 지난 7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경기(1대4 패배)에서 선발에서 제외되자 고향인 포르투갈로 떠났다. 구단은 호날두에게 부상이 있다고 했지만 현지에선 팀 내 불화설이 나왔다. 하지만 호날두는 토트넘전을 앞두고 팀 훈련에 복귀했고, 왜 자신이 세계 최고인지 온몸으로 보여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경기 초반 패스 플레이를 앞세운 토트넘에 고전했다. 그런데 호날두가 전반 12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열며 분위기를 바꿨다. 맨유는 전반 35분 토트넘의 해리 케인(29)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1-1 동점을 허용했지만, 호날두가 3분 후에 다시 골을 넣으며 리드를 되찾았다. 그는 전반 38분 순간 스피드를 이용해 토트넘 수비진 뒤 공간으로 내달리더니 제이든 산초(22)가 왼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맨유는 후반 27분 수비수 해리 맥과이어(29)의 자책골로 다시 2-2 동점을 내줬다. 하지만 호날두가 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특유의 탄력을 이용해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머리로 결승골을 넣었다. 랄프 랑니크 맨유 감독은 경기 후 "호날두가 포르투갈에서 돌아온 후 몸이 좋아 토트넘전에 선발로 나섰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농담 삼아 호날두를 다시 포르투갈로 보내자는 얘기도 했다"며 호날두를 둘러싼 갈등설을 일축했다.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팀이 필요할 때마다 골을 넣는다. 그가 없다면 맨유는 좋은 밤을 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호날두를 칭찬했다.

◇외신 "역대 득점 1위 올라"

호날두는 3골을 추가하며 프로 무대 득점을 692골로 늘렸다. A매치(국가대항전) 115골까지 합치면 통산 807골이다. 영국 토크스포츠 등은 "호날두가 2001년 사망한 체코 출신 요제프 비칸(805골·1956년 은퇴)을 넘어 전 세계 축구 사상 역대 최다골 기록을 새로 썼다"고 전했다. 이 매체들에 따르면 역대 최다 득점자는 호날두와 비칸에 이어 호마리우(772골·브라질·2007년 은퇴), 리오넬 메시(759골·아르헨티나), 펠레(757골·브라질·1977년 은퇴) 등의 순이다. 과거 국제스포츠축구통계재단(RSSSF)이 발표한 공식 경기 득점 기록과 FIFA(국제축구연맹)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소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FIFA가 과거 선수들의 공식 기록을 발표한 것이 아니고, 집계 기관마다 기준도 제각각이다 보니 득점 기록이 다르다. 펠레는 자신이 1283골을 넣었다고 주장한다. 비칸의 득점도 기관마다 상이하다. 체코축구협회는 비칸의 총득점이 821골이라고 본다. 과거 비칸이 805골을 넣었다던 RSSSF도 최근 950골 이상을 넣었다고 발표했다. 여기엔 아마추어를 포함한 모든 리그 득점이 포함된다. 주요 외신들도 엇갈린다. 로이터는 "FIFA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더라도 비칸이 805골로 최다 득점자라고 소개했다"며 호날두가 비칸을 넘어서 새 득점왕에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영국 BBC는 FIFA의 공식 발표가 없고 RSSSF도 기준이 달라졌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BBC는 "어떤 기준을 따라선 호날두가 새 득점 기록을 세웠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가 넘어야 할 선수가 더 있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올 시즌 리그 12골로 EPL 득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맨유도 호날두 덕분에 승점 50(14승8무7패)으로 4위로 올라섰다. 호날두는 2008년 1월 뉴캐슬전 이후 맨유 유니폼을 입고 14년 만에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감격도 누렸다. 그는 2009년 7월 맨유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거쳐 올 시즌 돌아왔다. 호날두는 소셜미디어에 "올드 트래퍼드 복귀 후 첫 해트트릭이라 너무 행복하다. 골로 팀 승리를 돕는 것보다 기분 좋은 일은 없다"며 "우리는 어느 팀을 만나든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보여줬다. 맨유에 한계는 없다"고 적었다.

[그래픽] 전 세계 축구 선수 통산 득점 순위 기고자 : 송원형 기자
본문자수 : 231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