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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에 우리 동네에서는 네잎클로버 찾기 놀이가 유행이었다. 우리는 날이 어두워지도록 풀밭을 헤매며 네잎클로버를 찾아 다녔다. 어떤 아이는 클로버들을 째려보며 눈의 레이더를 최대치로 가동했고, 어떤 아이는 지폐를 꼼꼼하게 세듯 클로버 잎들을 하나하나 세어가며 네잎클로버 찾기 놀이에 열을 올렸다. 그러다 한 친구가 네잎클로버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 아이는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한 듯 목청껏 환호를 했다. 작은 손바닥에 조심스럽게 올린 그 네잎클로버는 다이아몬드처럼 환히 빛을 내고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세잎클로버의 잎을 하나 뜯어 또 다른 세잎클로버에 딱풀로 붙여 네잎클로버를 만들었다. 물론 이 가짜 네잎클로버는 나에게 아무런 기쁨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네잎클로버는 늘 손에 닿지 않던 신비로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최근 있었던 일이다. 마트 야채 코너 진열대에 네잎클로버가 열 개씩 담긴 팩들이 진열되어 있는 게 아닌가. "샐러드를 만들 때 완성 단계에 올리면 멋진 손님용 요리가 됩니다." 나는 그것이 곧 동날 것처럼 냉큼 한 팩 집어왔다. 집에 와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보여주니 그 신기해하는 눈빛은 나의 어린 시절과 매한가지였다. 품종 개량으로 네잎클로버 재배가 가능해졌다. 어릴 적 그토록 손에 닿지 않던 네잎클로버를 이제는 샐러드에 버무려 먹다니!

네잎클로버는 매우 희귀하지만 분명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 어린 시절 우리는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 그 자체가 즐거웠다. 어둑한 밤이 되도록 풀밭을 헤매느라 집에 들어가 엄마에게 등짝을 맞고, 까매진 손톱 사이로 흙을 오랫동안 씻어내던 기억이 아련하다. 생각해보면 진짜 보물은 네잎클로버가 아니라 그것을 찾아 헤매던 그 순수한 갈망이었던 것 같다. 기고자 : 황수아 2022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87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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