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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수에는 미달하지만 선전(선전)했다는 평을 받는 1백39석을 얻은 결과에 대해 청와대의 한 고위 참모는 12일 『국민들이 정부-여당에 대해 사랑과 채찍을 함께 보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참모는 『정부-여당이 여기서 좌절하지도 교만해지지도 않도록 한、 절묘한 의석배분』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의 이같은 분위기는 곧 김영삼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통령은 임기 4년째에 맞이한 이번 총선에서 「패배」가 아니라 「선전」이라는 결과를 얻음에 따라、 기존의 국정운영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을 것 같다. 그 자신이 항상 강조해 온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외교-안보에 주력하는 한편、 안으로는 안정 속의 개혁을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게 참모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만일 여당이 크게 패배했더라면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김 대통령의 국정 통어(통어)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크게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 특히 여권(여권)내에서 「차기(차기)」에 뜻을 둔 인사들부터가 김 대통령의 장악력과 그에 대한 국민지지가 떨어지는 만큼 서서히 김 대통령으로부터 원심(원심) 분리를 모색하려 들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여당은 숫자로는 원내 과반수 미달이지만、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이기는 등 서울-인천-경기의 이른바 수도권지역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었고、 강원-경북에서도 의석을 휩쓸었다. 국민회의의 본거지인 호남과 자민련의 아성인 충남을 제외하고는 고른 승리를 거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 승리로 더욱 강해진 장악력을 바탕으로 하여、 내년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선거를 앞둔 여권 차기주자의 부상(부상)을 최대한 늦추면서 통치권 누수를 방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국회운영이나 대야(대야)관계 등은 외형상 최대한 여당지도부에 위임하는 모양을 취하겠지만、 필요하면 언제든지 자신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사실상의 친정(친정)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원내 안정과반수의석 확보를 위해 외부 당선자영입을 서두를 것이며、 그 결과 부분적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청와대 참모들은 말한다.

무소속인사들의 영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가령 기존의 원내 4당 가운데 이번에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진 민주당은 개혁지향이나 구성원들의 정치적 역정에서 여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여권이 통합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을 수 있다. 심지어 자민련 당선자 일부도 영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여권에서는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총선 결과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이 지적하는 또 한가지는、 김대중 김종필씨가 이끄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국민지지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세대교체의 여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총선 결과로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의 확산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 자신부터가 김대중 김종필씨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정책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며、 같은 맥락에서 여당의 대야관계도 필요시 협조를 요청은 하되 구걸하듯 매달리지는 않는 식의 자세로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창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