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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기사로 크게 다뤄

"뉴욕=김승영기자" 최근 미 대통령선거 캠페인의 대외정책 무시경향을 지적한 닉슨 전 대통령의 비판이 큰 반향을 낳고 있다.

닉슨이 이번주 타임지와 11일 워싱턴 닉슨기념도서관 연설에서 밝힌 비판들은 연일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1면기사로 크게 다뤄졌으며,그의 안목을 인정하는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호응을 부르고 있다.

닉슨은 지난 44년간 12번의 대통령 선거를 누구보다 관심있게 지켜봤고,그중 다섯번은 자신이 직접 후보로 출마했던 인물. 그는 타임지 기고에서 "대외정책의 비중이 요즘처럼 중요한적이 없었음에도 불구,이번 선거처럼 이 문제가 무시된 선거는 한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측은 국내문제에 관심 쏠린 유권자를 의식해,민주당 후보들은 대외정책에 자신이 없다보니 문제제기 자체를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인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그의 비판은 자못 신랄했다.

"30년대 대공황이 바로 보호주의로 세계무역이 붕괴된 결과였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대일 비난에만 치중,무역전쟁을 자초하는 패배주의적 태도보다는 경제안보위 구성 같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음 세기의 번영을 위해서는 보호주의 장벽을 쌓기보다는 남의 장벽을 어떻게 넘을까를 찾아야 한다. "

그는 유세때마다 대일 비난여론에 편승하는 후보들의 성향을 이같이 비판하고 "미국의 번영은 전적으로 국제주의의 채택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대외정책 전반에 대한 무관심은 러시아공화국 지원문제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닉슨은 지적했다.

그는 "옐친의 민주개혁이 실패할 경우,러시아 민족주의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독재가 시작될 것이고,이는 독립국연합(cis) 구성공화국간 전쟁은 물론,북한 이라크 리비아 등 전세계 공산-독재세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세계사적 분기점을 맞고 있는 현실을 부시행정부마저 유권자들의 표만 의식,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러시아 눈가림 원조"

현재 미국의 대cis 지원은 미국산 곡물수입용 상업차관 37억5천만달러와 걸프전 재고 의약품 및 식량공수 1회,평화봉사단 2백명 파견계획 등이 전부다.

이에대해 닉슨은 "그 정도 지원은 지구전체의 7분의 1을 차지하는 나라에 대한 지원으로는 눈가림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요즘처럼 국제주의를 주저하게 되면 누가 중국적화를 방치했느냐 던 50년대 당시의 논란이 누가 러시아를 잃어버렸냐 는 논쟁으로 되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닉슨의 비판과 때를 같이해 미국내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의 허점들을 비판하는 글들이 여러차례 발표됐다. 비판의 주조는 단기적인 사태대응에는 뛰어나지만 장기전략 수립에는 취약하다 는 것이다. 걸프전 승전 1년만에 후세인의 권좌가 더 강해지고 있고,노리에가 체포 2년만에 파나마에 다시 독재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 등이 그 실례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타임지는 베이커(국무장관) 외교를 비전없는 과감함 이라고 바판했다.

여론조사 의식 말아야

보다 큰 우려는 부시 행정부가 냉전이후 세계전략 수립에서 냉전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한계 를 보이고 있다는 쪽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만 유일 강대국으로 남겠다 는 팬타곤 전략지침이 공개된 직후 미 언론과 의회에서는 대외정책 입안부서가 팬타곤 뿐이냐 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또 cis지원은 물론,캄보디아 평화유지군(pko) 파견비용이나 imf지원 등 이미 행정부가 대외적으로 공약한 지원계획들이 잇따라 의회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미 재정적자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못지않게 부시 행정부가 고립주의 슬로건을 내건 부케넌의 도전 등을 의식,대외정책을 적극적으로 공론화시켜 추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온 것이다.

닉슨은 자신의 메시지를 "진정한 리더십은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인기없는 정책을 인기있게 만드는 것이며,훌륭한 후보는 여론조사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여론이 그를 따르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