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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되니 어디를 가나 말이 홍수를 이룬다. 있는말 없는말,할말 못할말들이 함께 쏟아져 나온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홍수요,탁류일지라도 말을 하는 사람 입장에선 다르다. 응당 달라야한다. 한마디 한마디에 전신의 무게를 실어야 하고 자기 인격의 분신으로 삼아 재삼 숙고 끝에 입을 열어야 한다. 정치에 들떠있는 청중을 몇마디로 사로잡아야 하니 다듬고 또 다듬어 하는 말들일 것이다. 그래서 높고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전문적으로 연설문안 작성자를 따로 두고 있기도 하다. 며칠전 청와대의 최영철 정치특별보좌관이 자기당 중앙위원들에게 "요즘 언론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대접하기는 커녕 도마위에 올려 놓고 잘근잘근 회를 쳐 먹고 있다"면서 "예전 같으면 당장 끌어다 얼음위에 앉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구절구절이 듣기만 해도 오싹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과문하고 경험이 없는 우리로서는 누구를 잘근잘근 회를 쳐먹는 것 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 앞으로 기회있을때 최 특보에게 특별 강연이라도 들어야 할 판이다. 언론에서 대통령에 대한 간간의 비판을 회를 쳐 먹는 것 으로 최 특보가 받아들였다면 그는 대통령의 정치 보좌관으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럽다. 대통령 자신이 기꺼이 만화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공언한 바 있다. 이런 것을 합쳐 6 29와 민주화를 현 정권의 제일 큰 업적으로 내세우는 판에 약간의 비판을 얼음 위에 앉히고 싶은 심정 으로 받아들이는 정치보좌관은 대통령의 실적에 마이너스를 가져올 뿐이다. 대통령 측근의 견해는 다르겠지만 요즘 활선어값이 아무리 비싸다 해도 대통령을 회쳐 먹는 언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