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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애슬론(Biathlon·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동계스포츠) 국가 대표팀의 '무한도전'이 시작된다. 13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리는 2009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에는 한국 선수 8명(남 4·여 4)을 포함해 40여개국 6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 11개 종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이 아시아를 비롯한 비유럽권 국가에서 개최되기는 대회가 시작된 1958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한국 바이애슬론은 19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에서 국제 무대에 처음 출전한 이후 25년간 거둔 최고 성적이 37위(문지희·2008년)에 불과하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은 뜻 깊은 이번 대회를 겨냥해 10개월간 구슬땀을 흘렸다. 목표는 '37위를 깨자'는 것이다.

지난해 4월 바이애슬론 대표선수 8명이 신용선 감독(40)의 지휘하에 소집됐지만 처음부터 장애물투성이였다. 우선 국내엔 변변한 연습장이 없었다. 당시 알펜시아 경기장은 한창 공사 중이었고, 선수들은 태릉선수촌에서 롤러 스키로 연습을 하다가 일주일에 두번 국군체육부대에서 사격 연습을 하는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바이애슬론은 스키와 사격을 함께 하는 종목인데 이 기본 조건조차 충족되지 못한 훈련이 4개월 가량 이어졌다.

한여름인 8월엔 공사 중인 알펜시아에서 포클레인이 날리는 흙먼지를 마시며 롤러 스키를 타야 했다. 그나마 대표팀은 공사판이긴 하나 스키와 사격을 함께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했다.

11월부터는 약 3개월간 유럽을 돌며 IBU 2008~2009 월드컵 시리즈에 참가해 경험을 쌓았다. 한국에선 못했던 스키·사격 병행 훈련을 일주일에 6번씩 했고, 매일 2시간 동안 마음껏 스키를 탔다. 2시간 동안 30~40㎞를 달리고 나면 기진맥진했지만 마음은 행복했다. 지도자들은 9인승 승합차 2대를 모는 운전사 겸 한식 요리사 노릇을 해야 했다. 외국 선수들은 1대1 코치를 받지만 한국팀은 3명의 감독·코치가 선수 8명을 가르쳤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에겐 꿈이 있다. 한국팀 최고 성적 소유자인 문지희(21·전남체육회)는 "아직 올라갈 데가 한참 남았다"며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풀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엔 세계적인 바이애슬론 스타들도 대거 참가한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딴 세계 정상의 올레 아이나 비요른달렌(35·노르웨이), 여자부에선 2007년 세계선수권 3관왕 막델레나 노이너(22·독일) 등이 참가한다.

[그래픽] 알펜시아 코스 기고자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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