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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싱턴=정해영기자" 올 가을 미대통령선거는 현재 큰 돌발변수 가 없는 한 공화당 부시 현 대통령과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 경선자(아칸소주지사)간의 한판 승부로 판가름날 가능성이 짙어졌다. 10일의 이른바 슈퍼 화요일 예비선거 및 코커스(지방당대회)에서 부시는 여론조사의 인기 폭락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득표보다 높은 70%안팎의 고른 지지를 얻어 도전자 부캐넌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또 폴 송가스와 선두 다툼을 벌여온 클린턴도 남부 6개주를 석권하고 이번 예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힌 플로리다에서도 승리해 이어지는 북부 공업지역 각 주예선에서 프리미엄을 안고 선거운동을 벌일수 있게 됐다.

부시는 비록 부캐넌의 선전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모든 주에서 승리했고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이점 등으로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심각한 경기침체로 그에게 등을 돌리는 국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데다 최근 여론 인기조사에서 민주당의 클린턴,송가스 두 후보경선자보다 지지율이 낮고 그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39%까지 내려가 여전히 위태로운 재선가도를 달리고 있다.

미언론들은 올 여름까지 경제가 회복국면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부시의 재선은 힘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아직도 선거자금에 여유가 있는 부캐넌이 예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부시를 물고 늘어질 경우 부시는 흠집을 입은 상태에서 본선에 나가 민주당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로버트케리,톰 하킨 두 상원의원이 중도하차해 현재 워싱턴 중앙 무대에서 활동을 안하고 있는 3명만이 남아 경쟁하고 있다. 이중 클린턴이 북동부와 중서부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많아 비남부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는 플로리다에서 마저 송가스를 20여%의 차이로 눌러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이로써 그동안 그를 짓눌러온 혼외정사설과 병역기피설의 시련에서 일단 벗어난 것으로 판정이 났고 9일 뉴욕타임스가 폭로한 금융스캔들도 이슈화 되지 못했다.

클린턴은 17일의 일리노이,미시간의 두 중서부지역에서 송가스에 대패만하지 않는다면 남은 예선에서 독주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클린턴이 후보가 돼 부시와 격돌할 경우,공화당측이 예선에서는 심판이 끝난 혼외정사 및 병역기피설을 다시 선거쟁점으로 끄집어 낼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전체 대의원은 4천2백88명이고,이중 과반수선인 2천1백45표를 얻어야 후보로 지명된다. 따라서 예선전과는 별도로 대의원 자격을 갖고 있는 당간부들의 향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부시 진영은 토론에 강하고 동부 중산층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송가스 보다 공격의 소재가 많은 클린턴과의 대결을 은근히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