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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화창한 날 우리는 늙었다고 느끼거나 느끼게 될 것이다." 신간 '노년 끌어안기'(마음산책)에서 프랑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는 썼다. 살아 있다면 필연적으로 노년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지만 저자의 말대로 "늙는다는 건 젊음이 우리 안에서 숨 쉬고 있다는 걸 잊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백선희 번역가가 이 반갑지 않지만 중요한 주제를 다루는 책 5권을 꼽았다.

백 세를 다섯 해 남긴 어머니 곁을 지키다 보니 자꾸 노년에 관한 책에 눈길이 간다. 여든을 넘긴 시인 도널드 홀의 에세이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은 특히 즐겁게 읽었다.

한 가지 재미난 일화가 기억난다.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까지 같은 책을 열 번째로 읽을 만큼 독서를 좋아했다는 저자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아흔이 돼서 좋은 점은 한 번 읽은 탐정소설을 2주 후에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거야. 누가 범인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 저자는 제목에서 "늙는 게 걱정"이라고 하지만, 결코 걱정하는 것 같지 않다. 그는 젊었을 땐 현재를 견딜 수 없어 미래를 살았고, 노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현재를 산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시인처럼 늙고 싶어진다. 늙는 일도 죽는 일도 기꺼이 웃으며 받아들일 마음이 든다. 늙기 전이든 늙고 나서든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래픽] '노년을 생각하며 읽을 책' 5 기고자 : 백선희 번역가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70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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