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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오는 5월1일부터 한국의 모든 동포에게 금강산과 백두산관광을 개방키로 했다고 한다. 재미 동포로 북한의 무역 및 관광개방의 창구역할을 하고있는 박경윤 금강산 국제그룹 회장은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자신이 북한관광총국 등 당국자들로부터 이같은 관광사업의 인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북한의 당국은 아직 공개적으로 뒷받침하는 말이 없다. 남한에 사는 우리가 북한에 가려면 먼저 북한 당국이 신변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 실현성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는 없다. 다만 박 회장은 작년 여름 많은 사람들이 박신반의했던 남북 직교역 실현에 상당한 역할을 했던 점으로 미루어 그의 새로운 사업계획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 시점에서 관광개방의 선심 을 보이는 이유는 음미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남북한 관광개방,금강산관광지 공동개발은 사실 88년 우리정부가 대북교류 개방조처를 취한 이래 남북 접촉때마다 단골 메뉴로 내놓은 사항이다. 북한이 한국의 이같은 제의를 핵문제와 교류를 별도로 추진한다고 할때에는 회피적이었다가 이제 남북간의 모든 교류에는 핵문제 해결이 전제라고 하니까 관광개방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을 곤혹스럽게 만들려는 책략이 숨어 있으며 성사되지 않을 때의 책임을 덮어 씌우는 선전효과도 노리고 있는 것 같다.

관광개방을 금강산과 백두산으로 국한시킨다는 것은 북한을 사실상 개방하지 않으면서도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고 북한도 개방되었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묘안이다. 남쪽으로부터 금강산관광은 동해의 분단선을 넘어 고성항에 상륙하는 것으로,백두산관광은 중국의 연변에서 두만강을 건너는 것으로만 가능하다. 이것은 극히 제한된 관광개방일 뿐,통일을 내다보는 교류는 아니다. 또 북한으로부터는 외화가 없어 남한관광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금강산 백두산 관광개방이 남북간에 서로를 아는 계기가 된다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북한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정말 관광개방에 뜻이 있다고 파악되면 무조건 거부만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남북한간의 대화는 경직된 정부당국자 사이에서 주로 추진되기 때문에 그 속도가 느리다. 중국의 경우를 보면 북경과 대북간의 정상회담 계획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당국간의 대화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대만인들의 본토 고향방문과 경제합작 등 민간교류가 활발,분단국으로서의 애한이 극복되고 있다. 남북한 관계에서도 이러한 접근이 가능한가 검토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