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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금호아트홀연세 상주 음악가로
첼로 문태국·피아노 신창용은 롯데콘서트홀 아티스트로 선정

평일 오전 10시 반은 공연장이 잠들어 있는 시간. 하지만 10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는 오전부터 무대 뒤편에서 바이올린 선율이 계속 흘러나왔다. 올해 이 공연장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22)이 연습하는 모차르트와 시벨리우스의 곡이었다.

그는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청소년 콩쿠르 우승, 2016년 에네스쿠 콩쿠르 2위,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에 연이어 입상한 차세대 연주자. 올해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네 차례 독주회와 실내악 공연을 잇따라 갖는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두 곡을 들려준 뒤 "같은 곳에서 한 해 일정한 간격으로 네 차례 연주하는 것도 좋은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도 상주 음악가(Artist in Residence) 전성시대를 맞았다. 상주 음악가는 공연장이나 오케스트라에서 예술가들을 초청해서 독자적인 레퍼토리를 선보일 무대를 제공하는 일종의 '협력 프로그램'이다. 기간은 보통 1년. 공연장을 알리는 '얼굴'이자 핵심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심장' 역할인 셈이다.

미술관과 문학·학계 등에서 도입된 이후 음악계로도 점차 확산되어 나갔다. 2005년 통영국제음악제와 2006년 서울시향 상임 작곡가로 임명된 작곡가 진은숙, 2013년 금호아트홀 첫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다솔 등이 대표적이다. 김동현은 이 공연장의 열 번째 상주 연주자다.

올해 김동현은 온도라는 독특한 주제로 산뜻함(섭씨 22도), 뜨거움(100도), 차가움(0도), 포근함(36.5도)에 맞춰 네 차례 음악회를 구성했다. 오는 13일 첫 음악회에서는 22도의 산뜻함에 어울리는 모차르트 소나타, 4월 14일에는 100도의 열정을 연상시키는 스페인·이탈리아풍의 작품들로 꾸미는 방식이다.

반대로 8월 25일에는 0도의 차가움이 떠오르는 무반주 작품들, 마지막 12월 15일에는 36.5도의 포근함에 어울리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실내악을 골랐다. 김동현은 "뜨거움은 붉은색, 차가움은 푸른색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처럼 음악을 통해서도 다양한 온도와 색채감을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귀로 듣지만 시각적 이미지나 경험을 연상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음악계에서도 상주 음악가 제도는 뜨거운 화두다. 롯데콘서트홀은 지난해 에스메 4중주단과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에 이어서 올해 첼리스트 문태국·피아니스트 신창용을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했다. 첼리스트 문태국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상주 음악가 제도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이 추구하고 원했던 프로그램을 직접 짜고 무대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향도 스웨덴 트럼펫 연주자 호칸 하르덴베리에르와 이탈리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를 '올해의 음악가'로 초청했다. 더하우스콘서트는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이 이끄는 현대음악 단체 '앙상블블랭크'를 상주 음악 단체로 선정했다. 강선애 더하우스콘서트 수석 매니저는 "상주 음악가 제도는 연주자들에게 레퍼토리 개발과 실험의 장을 제공하고, 공연장은 안정적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윈윈 게임(win-win game)'"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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