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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볼리' 4년 만에 깜짝 공개
프로젝터로 맞춤 콘텐츠 보여줘

"저녁을 준비해야 되겠다. 핑거푸드 조리법 좀 띄워줘."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삼성전자 부스. 집 안처럼 꾸며 놓은 스튜디오에 노란색 축구공처럼 생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집사 '볼리'가 등장했다. 볼리는 집주인의 지시에 따라 부엌 벽 한쪽에 파티 음식 레시피를 프로젝터로 띄웠다. 쇼핑을 나가는 주인을 위해 냉장고에 남아있는 음식 재료를 벽면에 보여주기도 했고 운동 영상을 천장에 띄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4년 만에 한층 똑똑해진 AI 집사 '볼리'를 깜짝 공개했다. 2020년 CES에서 처음 선보였던 볼리의 성능을 대폭 개선했고, 올해 출시가 예정돼 있다. 볼리는 사용자의 말과 행동을 학습해 스스로 진화한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상황에 맞게 바닥, 천장 등 원하는 공간 어디에든 프로젝터로 콘텐츠를 띄워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주인을 따라다니면서 음악을 틀어주고 업무를 도와주는 비서 역할도 수행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나보다 내 집을 더 잘 아는 AI 로봇으로 일상 속 크고 작은 귀찮음과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기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LG전자도 미디어 대상 사전 부스 투어에서 AI 집사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실물을 선보였다. 사용자의 목소리와 행동, 얼굴 표정을 읽고 필요한 것을 먼저 파악한 뒤 해결책까지 제시해주는 로봇이다. 웃는 표정을 포함해 34개의 표정을 지을 수 있고 다리 부분에 관절이 있어 자연스러운 몸짓도 가능하다. 시연에서 AI 에이전트는 집주인 '제시카'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좋지 않은 것을 알아차리고 "오늘 잡힌 아이스하키 일정을 미루고 병원에 가보라"는 조언을 해줬다. 제품에 달린 카메라가 집 안 고양이를 인식해 "공기청정기에 펫 전용 필터를 구독해보라"고 제안하는가 하면,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고양이가 화분을 깨뜨리자 사진을 찍어 주인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전달해주기도 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집 안에서 사람의 일상을 돕는 가정용 AI 로봇 집사의 개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AI와 로봇의 성능이 상용화 수준에 이르지 못해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하지만 글로벌 가전 1·2위를 다투는 삼성과 LG가 나란히 시장에 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아마 삼성은 더 나아질 것이다. 우리는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기고자 : 라스베이거스=CES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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