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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대면수업 1주일 혼란
비대면 수업, 빈 강의실 못잡아
교내외 카페 자리잡기 전쟁

지난 2일부터 전국 주요 대학에서 대면 수업이 시작됐지만 코로나 확진자 폭증과 준비 부족 탓에 여러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대학 내 카페에선 자리 잡기 경쟁이 치열해졌다. 원래부터 대면 수업 사이에 비대면 수업이 있는 데다 대면 수업이 갑자기 비대면으로 바뀌는 경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비대면 수업을 위해 중간에 빈 강의실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 보니 학생들이 카페로 몰리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안의 한 카페는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노트북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 보며 강의를 듣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대학생 강모(23)씨는 "카페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수업용 노트북 전원을 꽂을 콘센트가 부족해 3구짜리 멀티탭을 가지고 다닐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대생 김모(22)씨도 "빈 강의실에서 노트북으로 비대면 수업을 들으려 해도 자리를 찾기가 어려워 카페를 가게 된다"고 했다.

코로나에 걸려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못한 학생을 위해 대면 수업 중에 각자 노트북을 켜서 화상회의 앱으로 수업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지난 2일 서울대 인문대학의 한 강의실에선 수업을 듣는 학생 9명과 교수 1명이 모두 자기 노트북 컴퓨터를 켠 채 각자의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 강의는 원래 학생 10명이 듣는데 이날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수업에 나오지 못했다. 집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 학생을 위해 교수는 화상회의 앱으로 수업을 하자고 했다고 한다. 확진되거나 격리돼 대면 수업에 출석하지 못하는 학생이 생기면, 대면 수업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방식을 쓰면 된다. 하지만 그런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이다. 이 수업을 들은 한 학생(28)은 "바로 앞에 교수님이 계시는데 컴퓨터 화면을 보며 수업하는 게 이상했다"고 했다.

대면 수업을 비대면으로 바꾸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번 학기 교양 수업을 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던 한 서울대 교수는 지난 3일 "앞으로 2주간 비대면 수업을 하겠다"고 갑자기 통보했다고 한다. 확진자가 증가해 감염 우려가 크다는 이유였다. 또 다른 교수도 개강 하루 전날 수강생들에게 메일로 "좌석별로 가림막이 설치된 강의실을 구하지 못했다"며 당분간 비대면 수업을 하겠다고 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대면 강의라고 해서 6과목을 신청했는데, 그중 2과목이 비대면으로 전환됐다"고 했다.

갑자기 확진 판정을 받아 강의 녹화본을 요구하는 학생들도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2학년 이시아(20)씨는 지난 2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은 뒤 7일까지 대면 수업 5개를 듣지 못했다. 담당 교수에게 수업 자료나 강의 녹화본을 요구했지만 그런 시스템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 자료도 받지 못했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김민기 기자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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