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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했는데 버리긴 싫어 계속 내곁에 두고 싶다＂

서울대 재학생 곽정원(22)씨는 지난 1월 말 자신의 '과잠'(대학 학과에서 맞추는 점퍼)을 노트북 컴퓨터를 넣어 다니는 작은 가방(파우치)으로 '리폼'(reform) 했다. 리폼은 원래 갖고 있던 의류 등을 수선해 같은 소재의 특색 있는 물건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곽씨는 2018년 과 동기들과 함께 남색 과잠을 맞췄는데, 고학년이 된 데다 코로나 여파로 학교 갈 일이 크게 줄면서 과잠을 잘 입지 않게 됐다. 그는 리폼 전문 업체에 4만5000원을 내고 옷을 보냈고 두 달 뒤 노트북 파우치를 받았다. 원래 점퍼 등 부분에 새겨져 있던 영문 표기 서울대 글자가 앞면에 새겨져 있었다. 곽씨는 "신입생 때 설레는 마음으로 받은 과잠을 이렇게 활용하니 추억도 떠오르고 좋다"고 했다.

졸업하면 입기 어려운 과잠이나 초·중·고 교복을 작은 가방이나 반려동물 옷 등으로 리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잠이나 교복은 학교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깃들어 있는데, 입지도 않으면서 계속 보관하기는 부담스럽고 버리자니 아까워 재활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부천시에서 한 애견의류숍을 운영하는 이모(33)씨도 지난 2월 한 달간 "교복을 리폼해 강아지 옷으로 만들어달라"는 문의를 3건 잇따라 받았다. 이씨는 "교복을 강아지 옷으로 리폼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더니 그 뒤로 한 달에 1~3건씩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집에서 본인이 직접 리폼을 해보는 사람이 늘면서 유튜브 등에는 '안 쓰는 교복으로 강아지 교복 만들기' '교복으로 리본핀 만들기' '교복 천으로 에코백 만들기' 등의 콘텐츠도 종종 올라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학교를 상징하는 물건을 계속 지니고 있으면 본인이 머물렀던 학교와 연결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서 "이런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이민영 인턴기자(서울대 언어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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