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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통계청이 이미 배포한 보도자료가 발표 직전 부랴부랴 취소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통계청은 "오전 11시부터 보도해 달라"고 단서를 붙여 2시간 전에 이미 기자들에게 배포했는데 20분 전인 오전 10시40분에 갑작스럽게 "보도자료를 취소한다"고 한 겁니다. 이런 일은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이날 정부가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재한 회의에서 포괄적 연금통계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포괄적 연금 통계는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과 개인들이 사적으로 가입한 연금을 망라해서 국민들이 노후에 연금을 얼마나 받게 될지 알아보기 위한 통계입니다. 2023년 말부터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국민의 노후 빈곤 위험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통계를 개발하겠다는 발표인데 왜 갑자기 취소됐는지, 무슨 곡절이 있는지 궁금하시죠? 통계청과 국세청 간에 이견이 있었답니다.

국세청은 "통계청이 요청하는 개인 연금 자료를 제공하면 금융실명제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면서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답니다. 결국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통계청, 국세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협조해 금융·과세 정보 제공 시 개인 정보 보호 상충 우려를 검토한 뒤에 다시 논의하자"는 결론이 내려졌답니다.

전말을 들어보니 통계청이 너무 서두르다 벌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을 미리 보도자료로 만들어 뿌린 셈입니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통계청이 너무 섣불리 일을 진행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국가 통계는 한 나라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통계청이 아마추어처럼 '우당탕'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곤란합니다. 문재인 정부들어 통계청은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소득 양극화나 비정규직 통계 등에서 정부에 유리한 숫자만 부각시킨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부실 논란을 낳는 통계도 문제지만, 이번처럼 부처 간 조율에 실패하고 뒷말이 나오는 통계 관리도 작은 일이 아닙니다. 기고자 : 황지윤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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