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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가능, 국내 대기업에 적합… LG·현대重·효성 등 잇따를 듯

GS그룹이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처음으로 기업형벤처캐피털(CVC·Corporate Venture Capital)을 설립했다. CVC는 기업이 대주주인 벤처캐피털을 의미한다.

㈜GS는 9일 "자본금 100억원을 출자해 GS벤처스를 지난 7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간 국내 일반 지주사는 금산(金産)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인 CVC를 계열사로 둘 수 없었다. 하지만 지주사가 CV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 공정거래법이 지난해 12월 30일 시행되면서 GS가 1호 기록을 세운 것이다.

GS벤처스는 계열사들에서 유치한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 바이오·기후변화대응·자원순환·유통·신에너지 같은 신성장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한다. 이후 단계에서는 ㈜GS와 각 계열사가 협력해 각 스타트업에 후속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GS벤처스 초대 대표는 새로 영입된 허준녕 ㈜GS CVC팀장이 맡는다. 허 대표는 미래에셋 글로벌투자자문, 투자은행 UBS 뉴욕 본사 한국·동남아 M&A(인수·합병) 대표를 거쳤다.

GS를 시작으로 올해 국내 대기업의 CVC 설립이 잇따를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LG를 비롯해 현대중공업·효성 등이 CVC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투자하는 SK㈜ 같은 투자형 지주회사와 달리, CVC는 투자 목적별로 계열사 자금을 모아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군이 다양한 국내 대기업들에 적합한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도 해당 사업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에서 투자를 받으며 협업까지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CVC가 이미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 세계 CVC 투자 규모는 790억달러(약 95조1000억원)를 기록, 2020년 한 해 기록인 74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전체 VC 투자 중 45% 안팎을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털 등 CVC가 차지하고 있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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