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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드문 곳' '조수석 안열리게'

만남을 거부하는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해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재판부가 휴대폰 검색어를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남성이 범행 전 자신의 휴대전화로 '인적 드문 곳' '(차량) 조수석 안에서 (문이) 안 열리게' 등의 단어를 검색한 것을 들어 "(피고인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 판단했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종수)는 지난 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형기를 마친 뒤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0일 오후 7시 34분쯤 경남 밀양시 한 도로변에서 전 여자친구인 B(당시 23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1월 중순쯤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난 B씨가 이별을 통보하고 연락을 피하자 지난해 5월 20일 흉기를 준비해 B씨 집 앞에서 기다리다 B씨를 차에 태웠다. 이후 차에서 다툼이 벌어졌고, B씨가 경찰에 신고한 뒤 차에서 내려 다른 운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하자 A씨는 도로변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와 변호인은 "범행 당시 중증도 이상의 우울증에 따른 충동장애가 있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형법 제10조에 따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통상 정신질환, 약물, 음주 등이 일반적인 심신미약 사유로 인정된다. A씨 측은 2014년 충동장애, 중증도의 우울증 등을 진단받아 치료받은 전력과 2020년 도박 중독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을 근거로 제시하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속 검색어에 발목이 잡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범행 직전 휴대전화로 '인적 드문 곳' '조수석 안에서 안 열리게' '경찰 신고 휴대폰 위치 추적' 등의 내용을 검색한 것을 거론하면서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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