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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현기자

shhwang＠chosun. com

『어린이에게 인터넷을 보급하자는 키드넷운동은 우리가 21세기 정보선진국으로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

조선일보-디지틀조선일보와 세계청소년네트웍(gyn)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키드넷(kidnet)운동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받은 전길남(전길남ㆍ52)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도 키드넷운동과 비슷한 운동이 전개된 적이 있다』며 『키드넷운동은 우리나라 정보통신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인터넷의 대부. 지난 80년 한국전자기술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던 시절 국내에 처음으로 인터넷을 소개했으며, 82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허진호(허진호) 아이네트기술 사장과 박현제(박현제) 솔빛조선미디어 사장 등 국내 정보산업계의 중심인물들을 길러냈다. 자기 연구비를 써가며 기업이나 연구소 등에 인터넷 시설을 설치해준 일화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될 정도. 현재는 세계 최초의 가상박람회인 「정보엑스포 96」의 국내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단순히 초등학교에 인터넷 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지 않습니다. 키드넷운동은 궁극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화사회의 새로운 인간형을 길러 세계의 어린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만드는 교육혁명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

입시위주의 획일적인 교육이 키드넷운동을 계기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전교수의 생각.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아들이 매일 새벽 6시에 학교에 갔다가 밤 11시에 들어오는데 인터넷을 이용할 시간이 있겠느냐』는 그는 『이런 환경에서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나온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매년 2백만대에 이르는 국내 pc보급률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지는 수치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등 컴퓨터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거기에 알맞은 환경을 마련해주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유익한 한글 인터넷 정보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박사는 프로급 산악인으로도 유명하다. 유럽의 마테호른봉과 북미 매킨리봉을 정복한 경험이 있는 그는 지금도 주말이면 암벽등반을 즐긴다. 『일본의 1백개 학교에 인터넷시설을 설치해주는 일본판 키드넷운동은 정부예산에다 일본전신전화사(ntt)가 도와주는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우리 정부도 21세기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실질적인 인터넷 보급운동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