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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창단 기념작 '왕자 호동' 11·12일 국립극장서 다시 올려

국립오페라단이 초심(初心)으로 돌아간다. 1962년 창단 기념작으로 공연했던 창작 오페라 '왕자 호동'을 11~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다시 올리는 것. 가곡 '기다리는 마음'과 '비목'의 작곡가 장일남(1932 ~2006)의 오페라 데뷔작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초연 이후 2012년 창단 50주년 갈라 공연에서 일부 장면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전막(全幕) 공연은 60년 만이다. 허영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작곡 당시까지 한국 창작 오페라는 현제명의 '춘향전'과 김대현의 '콩쥐팥쥐' 등 손꼽을 정도였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 오페라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일남은 '왕자 호동'을 시작으로 '춘향전' '심청전' '원효대사' '불타는 탑' '견우직녀' '녹두장군' 등 7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오페라 '왕자 호동'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비극적 사랑을 3막으로 재구성했다. 낙랑 공주는 고구려의 호동 왕자를 위해서 적의 침입을 미리 알려주는 자명고(自鳴鼓)를 몰래 찢는다. 결국 낙랑은 고구려에 정복당하고 낙랑 공주는 아버지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는 내용이다.

이번 공연의 연출가 한승원은 "오페라를 단지 비극적이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만 해석하기엔 많은 질문이 남는다"면서 "왕국을 빼앗긴 뒤 자식을 죽이는 낙랑의 권력자를 보면, 대를 이어가며 서로 죽고 죽이며 권좌를 차지하려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낭만적 사랑 이면에 있는 냉혹한 권력의 생리를 함께 살피겠다는 연출 의도다.

막 사이에는 국악 소리꾼이 해설자로 등장해서 작품 이해를 돕는다. 오페라에서 호동 왕자 역은 테너 이승묵·김동원, 낙랑 공주 역은 소프라노 박현주·김순영이 맡는다. 클림 오케스트라(지휘 여자경)와 위너오페라합창단이 연주와 합창을 맡는다. 11일 공연은 국립오페라단 온라인 영상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knomyopera.org)'를 통해서도 생중계할 예정이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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