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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사 와이즈 글·케이트 루이스 그림｜손희경 옮김｜아트북스｜216쪽｜1만6000원

예술가의 집은 멀티 플레이어다. 예술 실험대이자 안 팔리는 주인의 그림도 포용한 전시장, 영감을 길어 올리는 우물이다.

이 책은 모네, 마티스, 프리다 칼로 등 유명 예술가 17명이 살던 집 이야기다. '예술가의 슬기로운 집 사용 설명서'쯤 되겠다. 인테리어 참고 서적을 떠올렸다면 오산. 수필가와 그림 작가인 두 저자는 '단어'와 '물감'만으로 집 이야기를 펼친다. 사진은 한 장도 없다. 수채화 느낌 삽화가 동화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각양각색 작품 스타일처럼 화가의 집은 개성 넘친다. 모네가 '수련'을 그린 프랑스 지베르니의 집은 색채 실험실이었다. 대식가였던 모네는 색의 향연이 펼쳐진 이곳으로 로댕, 세잔 등을 초대해 음식 나누기를 즐겼다. 마티스는 말년에 조수가 밀어주는 바퀴 달린 침대에서 일하며 작업실로 쓰던 세 방을 돌아다녔다.

집은 결국 종착역인 예술로 가다가 들른 간이역이다. 화가의 집을 탐험하면서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의 진짜 의도다. 기고자 : 김미리 기자
본문자수 : 58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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