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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날

영향력이 막강한 미국의 타임지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은 72년간 'Man of the Year'였다. 새 천년을 앞둔 1999년에 이르러서야 이 타이틀은 'Person of the Year'로 바뀐다. 유럽과 신대륙의 백인 사회에서 오랫동안 'man'은 '남자'를 넘어 '인간'을 의미했다.

서양은 민주주의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지만 여성은 이 권리에서 오랫동안 배제되었다. 현존하는 독립국 중 처음으로 여성의 참정권을 허용한 국가는? 1894년의 뉴질랜드다. 단 이때는 선거권만 허용했다.

완전한 수준의 보통선거권이 여성에게 주어진 것은 1차 세계대전으로 여성들이 군수산업의 일터로 투입되어 사회적 활동이 늘어나기 시작한 1910년대 후반이다. 민주주의 제도의 본좌로 자처하는 미국의 여성 참정권 역사도 흥미롭다. 1919년 여성 보통선거에 관한 법이 통과되어 이듬해부터 연방 선거에서는 시행되었지만 주별 선거는 제각각이었다. 1984년이 되어서야 남부 미시시피주에서 여성 보통선거법이 인정되며 마무리되었으니, 여성의 참정권을 제한해온 이슬람 국가를 비난할 처지는 못 된다.

대한민국의 스무 번째 대통령을 선택하는 날 전날인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이날,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인 여성 노동자 1만5000여 명은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는데, '빵'은 임금을 포함한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장미'는 참정권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켄 로치 감독은 2000년 이 구호로 멕시코 여성 이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

노메이크업 운동을 지지하며 성 평등에 앞장 서온 얼리샤 키스는 'Superwoman(수퍼우먼)'에서 담담하고 아름다운 연대를 이렇게 노래했다.

"싸우는 모든 엄마를 위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해 뜨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여기 모든 여성을 위해/ 모든 자매여/ 우리 다 같이 모여 말해봐요/ 나는 해낼 것이라고/ 나는 할 수 있다고요." 기고자 : 강헌 음악평론가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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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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