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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연초부터 건축,토목 등의 건설물량이 폭주,성수기를 앞두고 건자재 및 인력수급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올들어 주택공급은 지난 1월의 10만4천가구에 이어 2월말까지,정부가 할당한 1분기 공급계획 12만가구를 훨씬 넘어섰다.

더구나 3월중에는 주택건설 업체들이 6만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분양을 계획하고 있고,선거를 겨냥한 각종 선심성 공사도 속속 착공될 예정이어서 지난해에 이은 건자재파동 가능성에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시멘트 웃돈거래

주요 건자재중 시멘트 벌써부터 공급이 달려 가격이 뛰고 있으며 골재,석고보드,위생도기 등 일부 건자재도 공급능력이 수요에 못미쳐 4~9월 성수기의 심각한 수급차질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등 주택건설 현장의 경우 1~3월 집중된 조기 분양으로 최근 본격적인 건자재 투입시기를 맞고 있어 자재난이 예상된다.

심현영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정부는 늘 수급에 이상이 없다는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실제로 요즘 건설현장에서는 시멘트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지난 2월중순 긴급 수입한 중국산 시멘트 8천t으로 겨우 필요한 물량을 대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포장시멘트는 현재 용산역 등 각 역두하치장에 상당량이 쌓여 있으나 건설물량의 폭주와,성수기를 의식한 정부의 공급제한,일부 업체와 중간상의 사재기 등으로 구득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멘트 대리점들이 몰려있는 서울 을지로 3가 주변에는 시멘트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으나 수급불균형으로 가격이 뛰고 있으며 웃돈거래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나마 대형 건설업체들의 발빠른 물량확보로 중소건축업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레미콘용 벌크시멘트는 최근 수입이 급증,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나 최근과 같은 물량 폭주가 지속될 경우,성수기에는 상황이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의 우성건설 이사는 "정부가 시멘트를 얼마나 비축해 놓고 있는지는 몰라도 실제로 대리점을 통한 시멘트공급은 크게 달려 품귀현상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석고보드의 경우,올해 업계 전체의 예상수요량은 5천5백20만장이나 생산능력은 3천8백40만장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에 따라 도로포장용 아스팔트 수요도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정유사들의 공급 능력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김동호 강원산업부장은 "이상난동에 따른 겨울철공사 활기로 업체마다 골재비축량이 바닥나 성수기수급에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골재채취원이 수도권으로부터 점차 멀어지면서 운반비가 상승,가격도 지난해 동기보다 15~20% 올랐다"고 말했다.

노임 상승 부채질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인력난.

올해는 특히 선거가 봄철 성수기와 겹쳐 건설현장의 대규모 인력이 탈이 예상되는데,부족 인력이 총 11만명에 달해 노임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능공의 노임은 일당 6만~8만원으로 작년수준이나 선거철에는 10만원선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근 건설경기 진정과 건자재수급 대책회의를 잇달아 열고 3월말 시한의 상업용 건축규제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건자재 공급능력에 건설수요를 억지로 맞추거나 무조건 수입에 의한 수급조절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현장중심의 정확한 수요예측과 유통질서의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승인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