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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ec통합을 비롯한 최근 유럽지역의 신질서 구축과정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등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남북통일을 위한 여건조성과 유럽시장 진출을 향한 전진기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신동원 주독대사는 4일 "향후 독일과의 관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며 독일의 중요성 을 거듭 강조했다.

신 대사는 한-독관계의 과제를 대략 3가지로 압축했다. 우선 지적한 것이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유도하는데 유럽지역 최대강국으로 부상중인 독일이 가지는 세계정치에서의 비중. 그는 "북한은 미-일과의 관계개선 노력과 병행,독일을 발판으로 유럽지역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의 핵사찰과 남북합의서의 성실한 이행이 전제되지 않는한 독일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이상 구 동독과의 관계를 의식하는 북한은 더욱 고립감을 느낄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고 말했다.

신 대사는 또 "앞으로 전개될 남북통일에 대비키 위해서는 독일 통일과정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우리의 통일과정과 관련한 교훈을 줄수있는 나라는 독일밖에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통일경험의 교류가 향후 한-독관계의 두번째 과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통독과정이 그저 동독에 대한 서독의 흡수통일로만 인식하는 것은 단견"이라고 말하는 신 대사는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통일과정은 전체적인 유럽 재편과정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으며,특히 서독이 동독을 흡수했다기 보다는 동독 스스로의 선택 이었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즉 마르크스주의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체제가 실패했다는 독일인 전체의 공통된 인식이 통일의 밑바탕으로 작용했다는 것. 이같은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통일비용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도 오는 94년 이후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독일 정치권이 공언할 수 있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신 대사는 독일과의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의 공동연구를 비롯,실질적인 산업-경제 전분야에서의 협력을 양국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사항으로 꼽았다. 그는 "독일은 ec 전체교역량의 30% 이상을 점할만큼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있고,우리나라의 대독수출량만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32억달러에 이르렀다"며 "현재 독일의 마르크화 경제권이 사실상 형성된 상태일 정도"라고 말했다.

신 대사는 최근의 상황을 마르크스가 가고 마르크화가 들어선 세계 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2월 부임후 독일통일과 관련한 5백70개의 주제보고서를 본국에 제출할 만큼 의욕적으로 활동중인 신 대사는 이번 귀국길에도 5백50여쪽에 이르는 독일통일소사전 이라는 책자를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 <박두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