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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 우상혁 2연속 은메달
2m33… 바르심 2m35에 뒤져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이 열린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 경기 시작 1시간 30여 분이 흐르고 우상혁(27·용인시청)과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 아시아 높이뛰기 '제왕' 자리를 노리는 두 선수의 시간이 찾아왔다. 둘은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탈락할 때까지 단 한 번도 바(bar)를 건드리지 않고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두 선수의 힘찬 도약 때마다 박수와 탄성을 쏟아냈다.

바르심이 한 수 위였다. 우상혁이 자신의 실외 최고 기록인 2m35를 1차 시기에 실패했지만, 바르심은 이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우상혁이 바를 2m37로 높였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했고, 바르심도 마찬가지였다. 우상혁이 마지막으로 2m39에 도전했으나 바를 떨어뜨리며 바르심에게 금메달이 돌아갔다. 우상혁은 2m33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차지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4위에 오른 이후 세계 최정상급으로 성장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2m35를 뛰어넘은 바르심에게 패배했다.

우상혁을 꺾은 바르심은 10년 넘게 세계를 호령한 현역 최강자. 그의 최고 기록은 2m43이다. 1990년대 전설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의 2m45 다음으로 역사상 가장 높이 뛴 선수다. 세계선수권 3회 우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3회 우승,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등 각종 메이저 대회를 섭렵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2010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우상혁은 신흥 강자에 가깝다. 도쿄올림픽 4위 이후 지난해 세계선수권 은메달,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까지 건너뛴 바르심을 넘지 못했다.

우상혁은 경기 후 "바르심을 꺾고 금메달을 따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여기에 왔는데 아쉽지만, 바르심과 경쟁을 하는 것은 늘 재미있다"며 "저와 바르심이 서로 의식을 하면서 더 높은 높이를 넘을 수 있는 시너지가 난다. 어릴 때 롤 모델로 삼았던 선수와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내년 파리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차근차근 계단 오르듯이 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항저우=김영준 기자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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