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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로스스타인 지음｜김병순 옮김｜갈라파고스｜504쪽｜2만5000원

한국어판 제목만 보면 부동산 서적 같지만 실은 미국 인종과 계층 문제를 분석한 사회학 서적에 가깝다. 미 경제정책연구소(EPI) 연구원인 저자는 미국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인종 문제가 흑백(黑白) 주거 분리 현상에서 비롯했다고 주장한다. 도심의 흑인 빈민가와 교외(郊外)의 백인 중산층 동네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저자는 은행과 보험회사의 차별적인 금융 정책 외에도 미 정부의 주택 정책 역시 흑백 주거 분리 현상을 부채질했다고 주장한다.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이던 1930년대 미 연방 정부가 흑인과 백인을 위한 공영 주택 지역을 분리했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다. "흑인들이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중산층에 통합될 수단과 권리를 박탈당했다"는 책의 논조는 다분히 논쟁적이다. 하지만 인종 갈등은 주거·교육·교통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라는 논지는 오늘날의 미국 사회를 이해할 단초를 제공한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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