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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월 여아 굶주려 사망… 동거 남녀, 제대로 안 돌봐

울산에서 31개월 된 여자아이가 제대로 먹지 못해 아사(餓死)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발견 당시 아이의 몸무게는 12개월 여자아이 평균 몸무게보다 적게 나가는 상태였다.

울산경찰청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학대치사) 혐의로 A(20대)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7시 13분쯤 울산소방본부에 "일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울산 남구 한 원룸으로 출동한 119 구급대원은 31개월 된 B양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숨진 B양은 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지만, 몸무게가 8㎏가 채 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가 가장 최근 제정·발표한 '2017 소아청소년성장도표'에 따르면 B양 또래인 31개월 여아 평균 몸무게는 12.9㎏다. B양은 12개월 여아 평균 몸무게(8.9㎏)보다도 적게 나갔다. 병원 측은 B양이 제대로 먹지 못해 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경찰에 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B양과 함께 사는 17개월 된 남동생도 약 6㎏의 몸무게로, 또래 평균 체중(10.7㎏)에 못 미치는 등 건강 상태가 나빴다. 경찰은 이 아이를 아동보호 관련 기관에 인계해 보호조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수년 전 헤어진 동거남 사이에서 숨진 B양을 낳고, 현 동거남과 살면서 남자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동거남은 B양이 숨진 이날 아이들만 집에 둔 채 외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제때 끼니를 챙겨주지 않는 등 평소 아이들의 양육에 소홀한 채 방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고자 :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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